인디언 청소년자살율 ˝위험수위˝|백인사회·문화에 제대로 정응 못해|알콜중독자도 지역따라 50%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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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첫발부터 좌절감>
미국 인디언 청소년들이 현실에 대한 좌절감으로 자살하는 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디언보호구역에 사는 14에서 25세까지의 젊은이들의 자살률은 다른 백인 청소년의 2배에 이르고 심지어 알래스카 에스키모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같은 지역 내 다른 백인보다 2배 이상에 달하고 있어 미국인디언사회 전체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인디언 청소년들의 알콜중독률도 지역에 따라 40∼50%에 이르러 백인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백인보다 10배나>
오리건주 팜 스프링스 인디언보호구에서는 지난2개월 동안 주민 2천8백명 가운데6명의 젊은이가 자살하고 16명이 자살기도 미수에 그쳤다.
와이오밍주 원드 리버 보호구역에서는 14세에서 또 25사이 젊은이 9명이 지난85년 5주 사이에 모두 자살했다.
또 알래스카주 알라카누크의 에스키모 보호구역은 이키크족 5백50뎡의 작은 마을이 있으나 지난 16개월 동안 8명이 자살했다.
이 에스키모인디언의 경우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연령인20∼24세 사이의 젊은이 자살률은 같은 지역 백인 젊은이들보다 10배 이상이라는 것.
이들 인디언의 자살 이유는 알콜중독·실직 등 여러 가지. 그러나 이들 자살은 대부분백인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적 적응실패가 가장 큰이유로 꼽히고 있다.

<전통 못 찾아 방황>
이들 새로 사회 진출을. 꿈꾸는 인디언 젊은이들은 첫발부터 좌절감을 겪으며 술과 친하게 되고 알클중독에 이르게 되면 자살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인디언의 오랜 전통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 적 가르침이 있어 보호구역내에 같이 사는 이들 젊은이들은 조상 전대의 가치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큰 이유다.
한 인디언지도자는 젊은이들이 전통의 뿌리를 찾지 못해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젊은 인디언들은 보호구역내에 살면서 부모나 조부모들로부터『너희 조상은 용감하고 위대했다』고 수시로 들으며 현실 속의 자신은 비겁하고 보잘 것 없다는 열등감을 갖게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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