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서방 언론에 강력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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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국의 적극적인 아프리카 진출에 대해 서방 언론이 '신식민주의' 운운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3일 칼럼에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에 대해 서방 언론들이 '중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이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의 활발한 아프리카 진출을 두고 서방 언론들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 증대가 실제 아프리카 주민의 생활 개선에 기여하지 않고 있다"(워싱턴 포스트), "600년 전 명나라는 선단을 몰고 와 기린 등을 가져갔지만 이제 중국은 대량의 석유와 철광석을 가져가고 있다"(이코노미스트)는 등 경계론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한 본격적인 반격이다.

신문은 이어 "서방 국가들은 과거 500여 년에 걸쳐 아프리카에 대해 노예를 부리거나 착취를 일삼는 등 수없는 죄를 저질렀다"며 "과거에 아프리카 국가의 자원을 독점하고 잔혹한 식민통치를 했던 주체는 중국이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나이지리아의 경우 전체 석유 생산량의 95%를 서방국가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상태"라며 "석유자원 개발 과정에서 서방 기업들은 무수한 환경 오염과 파괴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난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아프리카와 과거 제국주의.식민주의 통치가 몰고온 아픔을 함께하는 나라"라며 "앞으로도 중국은 평화적이며 우호적인 관점에서 서방 언론의 황당한 비난에 상관없이 아프리카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칼럼을 쓴 황쩌취안(黃澤全) 아프리카문제연구회 부회장은 "중국을 아프리카의 신식민주의자로 묘사한 것은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열강이 1885년 베를린회의에서 자기들 멋대로 아프리카를 분할하고 식민지배를 시작한 뒤 경제적 착취를 하면서 새로운 언어와 종교를 강제로 전파해 종족 갈등의 씨앗을 뿌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각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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