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학교 "낮잠 즐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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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벌레 일본인이 낮잠을 즐기기 시작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교통사고 등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기업과 학교들이 낮잠 시간을 허용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게으름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낮잠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일본 성인의 29%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간 3조6000억 엔(약 30조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久留米)시 메이젠(明善)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5월 점심 식사 후 15분씩 낮잠 시간을 주고 있다. 한 조사 결과 일본 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32분으로, 10년 전에 비해 1시간 이상 줄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학생의 80% 이상은 "오후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답했다. 메이젠 고교에서는 매일 낮 12시50분 낮잠 시간이 되면 전등을 끄고 커튼을 내린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 3회 이상 낮잠을 자는 학생의 90%가 "오후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답했고, 42%는 "성적이 올랐다"고 밝혔다. 2003년 12월 도쿄에 문을 연 낮잠텔 '나피아' 본점은 회원 1500명을 두고 전국으로 지점을 늘려가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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