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기구독립안 마련 김형진 총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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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찰업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 아닙니까. 바로 이렇기 때문에 경찰이 업무를 공정하고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하는 거지요. 경찰 중립화 문제도 기구나 처우, 시설개선문제 등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경찰 개선 문제중의 한 줄기일 뿐입니다.』
경찰 기구독립을 위한 자체안을 마련한 치안본부 연구발전과장 김형진 총경은 경찰중립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김총경은 『경찰의 중립화를 두고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조건 정부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과 동일시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자칭 「4·19세대」임을 내세우는 김총경은 그 동안 변혁기 때마다 경찰 중립화문제가 거론되다 결과 없이 끝난 선례를 잘 알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회전반이 민주화 추세에 맞춰 체질개선을 모색하고 있고 또 실제로 변화하고 있는 마당에 국민과 매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찰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김총경은 이번 기회가 경찰의 큰 숙제하나를 해낼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경찰이 기구독립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자문기관인 행정개혁위원회가 발족된 후지만 실제로는 이미 85년에 대학교수 등에 용역을 주어 착실히 방안을 모색해왔었다.
김총경은 일부 경찰들 사이에서 그 동안 경찰 고위간부들이 자신의 보신과 영달을 위해 기구독립과 중립화문제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지적과 불만이 있는 것에 대해『경찰이면 누구나 조직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일방적으로 몰아 붙일 일 만은 아니다』고 말한다.
기구독립문제가 행정개혁위원회를 거쳐 정부안이 마련되면 이번 가을 정기국회에서 야당안과 절충과정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김총경은 『경찰의 한사람으로서 경찰안대로 되면 좋겠지만 국가의 한 조직으로서 다른 조직과의 관계나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 등이 고루 반영돼 신뢰받는 경찰상 마련의 기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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