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없던 을지로 일대 토지 거래 '반짝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을지로 일대.

도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을지로 일대.

대대로 내려온 노포 보존 논란에 휘말려 재개발 사업이 안개 속으로 빠져든 서울 을지로 일대. 지난해 토지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10여년간 토지 거래 뜸하다 #지난해 30여건으로 크게 늘어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이 일대는 지난 10여년간 토지 거래가 별로 없다가 지난해 반짝 증가했다. 정부가 실거래 현황을 공개한 2006년 이후 입정동 일대 토지 거래 내용을 보면 2007~10년 4년간 13건이었다. 2014년까지 4년간 거래가 끊겼다가 2015년 1건, 2017년 2건이 나온다. 지난해엔 이전 11년간의 거래량보다 많은 31건이 거래됐다.

일부 구역이 철거에 들어갈 정도로 지난해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토지 거래도 많아졌다.
대개 재개발·재건축에는 개발이익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몰리는데 이 일대에 그동안 거래가 뜸했던 이유는 사업성이 불확실해서다. 2006년부터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뒤로도 사업계획이 크게 바뀌면서 투자 매력을 끌지 못했던 것이다.

여러 구역으로 나눈 소규모 개발이 사업성을 떨어뜨린 측면도 있다. 기반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려면 바깥 구역부터 사업이 진행돼야 해 안쪽 구역 사업은 더디다. 건물 높이도 바깥 대로변 구역에선 90m 정도까지 높일 수 있지만 안쪽 구역은 50m 정도로 낮다. 건물을 더 많이 짓고 외관을 특화할 수 있는 층수는 사업성의 주요 변수다.

서울시가 개발을 재검토하기로 한 뒤 사업계획을 변경해야 할 구역의 범위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끈다. 업계는 현재 철거 단계인 세운3-1구역과 3-4,5구역을 제외하고 사업계획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을지면옥 등이 있는 구역 옆에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 조감도.

을지면옥 등이 있는 구역 옆에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 조감도.

세운3-1구역과 3-4,5구역이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변동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업무시설·숙박시설 등으로 계획됐다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지난해 공동주택으로 사업계획이 바뀌었다. 최고 지상 27층 998가구다. 대부분 전용 60㎡ 이하의 소형주택으로 이뤄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