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 추락 사고, 3주 치료에 병원비 7억5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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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북부에 있는 그랜드캐니언 전경. [중앙포토]

미국 애리조나주 북부에 있는 그랜드캐니언 전경. [중앙포토]

LA총영사관이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학생 박모(25)씨에 대해 "유학생 보험이 있었는데 여행 직전에 이미 다 소멸됐다"며 "비공식적으로 확인해 보니 한 3주 정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병원비가 7억5000만원 정도 나왔다"고 밝혔다.

LA총영사관 황인상 부총영사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학생이 1~2주 정도 병원에 더 있게 되면 7억 5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병원비 10억이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용 전용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한 2억 정도, 1억8000만원에서 2억 정도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학생 상태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30일 사고를 당해 의식 불명 상태이고, 한 10여일 전에 잠시 눈을 뜨고 손가락을 일부 움직임이 있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병원 측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수 있는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황 영사는 "현재 영사조력법은 2021년도에 발효가 되지만, 현재로써도 외교부 내부적으로 긴급 구난 활동비 사용 지침이라는 게 있다"라며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는 상황이 좀 복잡해서 검토를 해야 될 상황이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영사는 "국가가 어디까지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은 사실 어렵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황 영사는 "사실 가족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야 된다거나 사실 그런 직접적인 얘기를 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아마 여러 가지 딱한 사정이 있으니까 친척들이 (청원글을)올린 게 아닌가 싶다. 지금 제가 그냥 수시로 접촉을 하면서 느꼈던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대 수학과 재학 중인 박씨는 1년간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라스베이거스에 기반을 둔 현지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하다 그랜드캐니언 야바파이 포인트 부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박씨가 재학 중인 동아대는 의대 교수와 학생처장을 조만간 미국 현지로 보내 상태를 살필 예정이다. 앞서 수학과 학생과 교수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300만원 정도를 박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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