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만 3천억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낙관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우리 조선업계가 그만큼을 받지 않으면 채산성을 맞출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현대중공업 황성혁전무는 이번 수주가 일본의 생산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가격경쟁력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진 조선업계의 장래를 반드시 낙관만은 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조선업계는 83년 이후 계속된 세계적인 조선불황의 여파로 선가하락, 수주량저조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88년 한해만 보더라도 대우조선이 2천1백27억6천1백만 원의 당기 순손실을 낸 것을 비롯해 조선공사 5백11억8백만 원, 현대중공업 2백88억8천4백만 원, 삼성중공업 1백91억9천2백만 원 등 조선4사가 모두 방대한 적자를 냈다. 4개 사의 손실액 합계는 무려 3천1백19억4천5백만 원.
그중 특히 조공은 장기간의 누적적자로 2천8백19억3천만 원의 자본잠식을 내고 은행관리업체로 넘어갔다가 최근 경매입찰을 통해 한진그룹으로 넘어가는 비운을 겪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우조선이다. 대우조선은 부채만 1조3천4백32억3천6백만 원에 달해 그 회생을 위해 정부의 특별대책이 나와있을 정도다. 대우조선 지원문제는 작년10월 이후 6개월 이상 논의되면서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고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 후에도 뚜렷한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현대중공업도 올 들어 1백20일에 걸친 노사분규로 매출액 감소만도 4천8백억 원에 달하고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대우조선지원방안을 거론하면서 한때조선산업전체의 장래를 비관적으로 예측, 규모의 축소 등 감량경영을 유도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조선경기가 예상외의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올 들어 4월말 현재 선박수주 실적은 1백l6만5천t,-2억5천3백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물량 면에서 85·8%, 금액 면에서 3백24·4% 증가했다.
특히 올 들어 해외에서 수주한 62척 가운데 49척이 연불이 아닌 현금결제로 금액의 대폭 증가와 함께 결제조건도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