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층. "남한은 가까운 남쪽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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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망명유학생 동영준·김운학군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사회의 실상과 망명경위 및 유학생 실태 등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이들이 관계당국조사와 이날 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편집자 주】
◇북한실정=평양축전준비로 주민들의 식량사정이 악화돼 주민들은 「하루 한끼 죽먹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부식사정도 악화돼 반찬은 된장과 염장무 뿐이다.
많은 주민들이 「남조선은 8대 기둥(철강·조선·자동차·전자·방직 등) 이 선 나라」로 인식하고 대학교원 등 인텔리계층은 「제일 가까운 남쪽나라」로 표현하는 등 주민의식 수준이 향상됐다.
평양 출입 및 지방의 시·군간 이동 때 홍역예방주사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유학 중 생활=폴란드에서는 김일성부자 세습체체를「옛날 왕조시기에나 볼 수 있었던 작태」「20세기수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인민들은 경제곤궁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88년 11월쯤 「김정일기쁨조」라는 미모의 여성 12명이 폴란드에 와 대사 인솔아래 관광하고 15일간 디스코 춤을 배웠다.
◇유학생 심리상태
▲유학1년까지=북한경제가 어렵다는 사실은 인정, 김일성·김정일의 배려에 보답해야 된다는 사명감에 불만 없는 생활을 한다.
▲유학1∼2년간=상대적 빈곤의식이 형성되고 북한정치체제의 모순을 인지하는 한편 언론매체를 통해 남한의 발전상을 알게된다.
유학 2년부터 유학생 대부분이 반항심리를 갖게되고 당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
북한선인임을 수치스럽게 생각, 다른 지역 여행 때 일본인이나 한국인으로 행세하기도 한다.
90% 이상의 유학생이 남한 및 자본주의 국가를 동경하며 귀국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을 노출한다.
◇유학생활통제-체코유학생의 귀순후인 3월초에 ▲반드시 대로를 통해 이동하고 2인 이상 단체 행동 할 것. ▲지방거주 학생들도 여권을 대사관에 반납 할 것 등의 지시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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