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은행 빚 계속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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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융당국의 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여신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국내30대 그룹들의 대출 금액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감독원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재벌그룹들이 금융기관(중소기업은헹·국민은행 및 농·수·축협제외) 으로부터 대출 받은 돈은 지난 3월말현재 14조1천98억원으로 작년말의 13조4천7백34억 원보다 6천3백64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그룹들의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87년 10월 당국의 여신억제책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30대그룹들의 대출금이 금융기관 총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말 현재 22·03%에서 지난 3월말에는 22·65%로 높아졌다.
또 대출금에다 지급보증액까지 합친 여신총액도 30대그룹의 경우 지난 3월말 현재 20조1백41억원으로 작년말의 19조5천9백7억원보다 4천2백34억원이 증가, 금융기관 전체 여신에 대한 비율도 작년말 25·98%에서 3월말에는 26·24%로 높아졌다.
또 현대·삼성·대우·럭키금성·한진 등 5대그룹의 3월말 현재 은행대출금도 작년말보다 2천1백24억원 늘어난 8조3억원에 달했으며 5대그룹의 여신총액도 3개월동안 1천87억원이 늘어났다.
재벌그룹들의 은행대출금이 작년말보다 이렇게 늘어난 것은 이들 대기업들이 작년말 결산시점에서 은행 빚을 많이 갚았으나 올 들어 수출이 둔화되고 노사분규 등이 겹쳐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은행 대출을 다시 받아 쓴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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