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4승째 … '핵잠투 이상 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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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핵잠수함'다운 위력이 살아났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사진)의 기세 앞에 최근 10연승의 상승세를 자랑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타선이 침묵했다. 홈 플레이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코너워크와 타자 앞에서 살짝 가라앉는 체인지업에 그 방망이들이 춤을 췄다. 김병현은 특유의 씩씩한 투구를 선보이며 마운드를 지켰다.

김병현은 20일(한국시간)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내용을 선보이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4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단 한 번도 연속안타를 맞지 않았고 볼넷과 안타로 위기를 맞은 4회 초에는 후속 바비 크로스비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김병현은 7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은 뒤 라몬 라미레즈로 교체됐다. 라미레즈가 계속된 위기를 병살타와 1루 땅볼로 넘기면서 김병현은 자책점 하나 없는 무결점 투구를 기록했다.

로키스 타선은 1회 말 매트 할러데이의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고, 6회 말에는 2안타와 상대 좌익수 닉 스위셔의 실책으로 1점을 보태 3-0으로 앞서갔다. 로키스는 승부가 거의 결정된 8회 말 4점을 보태 7-0으로 이겼다.

김병현은 5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시즌 3승을 거둔 뒤 세 번의 등판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플로리다 말린스, LA 다저스,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하면서 2패만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시즌 4승4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5.40에서 4.84로 낮아졌다. 김병현은 이날 승리로 개인통산 40승(44패)고지를 밟았다.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구원승으로 첫 승을 거둔 뒤 7시즌 만에 이룬 기록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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