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스타] 돌아온 '원조 반지의 제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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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라울의 첫 골은 우리 팀에 굉장히 중요했다. 그 골로 인해 우리는 계속 공격해 나갈 수 있었고 나도 두 골을 넣게 됐다."(스페인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

"라울과 같은 스타와 함께 경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페인전은 값진 경험이었다."(튀니지 수비수 카림 하기)

스페인이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지은 20일 튀니지전. 경기 후 양팀 선수들은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사비 알론소보다 동점골을 터뜨려 3-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라울(사진)의 이름을 더 많이 거론했다. 전반을 0-1로 끌려다닌 스페인은 그만큼 동점골에 목말랐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라울은 26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슛이 튀니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튀어나오자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귀중한 동점골을 팀에 안겼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2002년보다 업그레이드된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원조 '반지의 제왕' 라울이 후보선수로 밀릴 정도로 토레스 등 막강 신예들의 맹활약이 돋보인다.

1m80㎝, 68㎏인 라울은 파괴적인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골에 대한 집념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골잡이들의 세계에서 항상 최고였다. 1993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프리메라리가 네 차례 우승, 챔피언스리그 세 차례 우승 등 눈부신 업적을 이뤘고, 대표팀 경기에서도 97경기에서 44골을 뽑아내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가 없는 스페인 대표팀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무릎을 다친 뒤 부진했고 급기야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교체 멤버로까지 전락했다. 그러나 이날 골로 라울은 왜 자신이 여전히 출전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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