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의 전씨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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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백담사에 머물고있는 전두환씨부부가 사찰측의 배려로 현재 숙소로 쓰고있는 요사채방 대신 사찰상류계곡 5백여m쯤에 있는 관음전 암자에 임시거처를 마련,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백담사주지 김도후스님의 배려로 사찰측은 암자보수작업을 마쳤는데 이같은 조치는 전씨부부의 백일기도가 16일로 끝나는데다 12일의 초파일날 신도들이 많이 몰릴것에 따른 제반상황을 고려한게 아니겠느냐는 관측.
즉 신도들이 이날 전씨부부가 묵고있는 요사채방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휴식을 취할수있게 하는 동시에 전씨부부와 신변경호문제도 감안한 조치라는 풀이.
백담사측은 또 관음전앞 밭둔덕에 원두막도 세워놓았는데 경호원들이 여기에 참외·수박씨를 심고 비닐봉지로 싸 그럴듯한 참외밭모양이 됐다.
한 스님은 이와관련, 『경호원들이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생활에 농사라도 지어봤으면 좋겠다」고 해 참외와 수박씨를 구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전씨부부는 초파일날 봉축법요식을 가진 후 신도 1백여명과 어울려 탑돌이 행사에 참여.
이갈이 퇴락한 암자를 보수하고 여름에 먹을 참외·수박까지 심는등 최근 달라진 환경으로 볼때 전씨의 백담사체류가 장기화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사찰 일주문 맞은편의 냇물건너 낙엽송에 사진기자들이 올라가 전씨부부 동정을 촬영한다고 경호원들이 나뭇가지들을 톱으로 잘라버려 엉뚱하게 나무들이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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