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빠른 속도로 호황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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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계산업의 대명사로 알려져 온 조선산업이 일본보다 수주가격을 높게받는등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예상밖의 빠른 속도로 호황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조선산업을 둘러싼 한일간의 경쟁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미국등이 우리나라와 제휴, 조선산업 경쟁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있어 조선수주 경쟁에 새로운 양상이 예상되고있다.
8일 상공부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현재 선박수주 실적은 1백16만5천t(76척), 12억5천3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물량면(수주t수)에서 1백15·8%, 금액면에서 4백24·4%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물량의 대부분은 해외로부터의 수주분인데 이처럼 해외수주가 급증하고 있는것은 일본·서구등 세계조선국의 조선능력이 크게 저하, 89년 현재 최대건조능력이 2천5백50만t으로 75년대비 40%나 감소함으로써 선박건조 수요가 공급능력을 훨씬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국내조선업계는 선별적 수주와 선가의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최근 키프로스 시탱커사에서 수주한 28만1천t급 대형유조선은 선가가 7천8백만달러로 88년1월 국내업계가 수주한 5천1백만달러에 비해 53%나 가격이 인상되었을뿐 아니라 일본의 평균 수주선가 7천1백만달러를 웃돌았다.
이때문에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저금리 국가의 선박금융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CIRR(상업표준금리)도입을 OECD에 신청중인데 CIRR가 도입될 경우 금리인하효과로 현재에 비해 8·1%의 선가인하효과가 발생, 한·일간의 수주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편 과거 조선산업을 등한시했던 미국이 새로 조선공업에 눈을 돌려 향후 10년간 1백30억달러가 소요되는 「조선해운 재건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와관련 「심러·에드윈」국장등 미국 해사청 조선담당관일행이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의 일정으로 방한,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피고 갔으며 중국 선박공업무역공사 「환·우니안」부회장등 일행 5명도 방문, 한·중간상호협력가능성을 타진하는등 국제조선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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