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치안·행정 책임자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24일 모술의 행정·치안 책임자들을 만나 한국군 파병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놀랍게도 이들은 조만간 한국군이 모술 일대에 배치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모술 일대는 치안이 양호하다며 파병해도 한국군의 위험 부담은 적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해석하면 계속되는 후세인 추종세력 소탕작전과 치안 문제 때문에 병력 확충이 절실하다는 것으로도 들렸다.

*** 랄루 부주지사 "북부 치안 점차 나아져"

모술이 위치한 니나와주의 유수프 랄루(57) 부주지사는 “한국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며 “한국군의 주둔은 모술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파병을 환영했다.

그는 “모술 등 이라크 북부의 치안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다른 이라크 지역에 비하면 모술과 주변 지역은 오히려 치안이 상당히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3천명의 이라크 경찰이 시내 치안을 맡고 있어서 조만간 스위스처럼 안전한 지역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술에서는 지난 21일에도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한 명이 사망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미군보다는 한국군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한국이 시행 착오를 줄이려면 이라크에 대한 이해와 교육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사전 준비를 당부했다.

*** 마흐무드 경찰청장 "주민들 존중하면 친구"

니나와주 경찰청장인 히크마트 마흐무드(54) 중장은 “주민들이 치안 회복을 갈망하고 있어 한국군을 환영할 것”이라며 “평화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이슬람인의 바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군이 이라크를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향후 한국군이 현지 경찰·주민과 협력하면 훌륭한 활동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대민 접근 방식에 약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뒤 “한국군은 점령군이 아닌 만큼 주민을 존중하면서 재건사업에 참여한다면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을 친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흐무드 경찰청장은 치안 문제에 대해서도 “TV 등 방송에 나오는 모습과 달리 실제로 이 지역은 매우 안정돼 있다”고 단언했다.그는 “가까운 미래에 경찰 병력이 7천명까지 증원되면 심각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필립스 미군 대위 "미군에 대한 공격 늘어"

제이미 필립스(38) 미군 대위는 모술에서 이라크 행정기관에 대한 자문 역할과 재판 업무를 맡고 있다.그는 “이곳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해 한국군 주둔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모술에서는 지난 5·6월에 비해 최근 미군에 대한 공격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지역보다는 낫다는 것이다.필립스 대위는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 파병에 특별한 반감을 가진 것 같지는 않다”며 “빠른 시일내 파병을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미군이 이라크인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제네바 협약에 의해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러나 일부 병사들의 잘못된 행동과 이라크인들의 근거없는 반감이 이같은 불만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도 사병들의 행동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모술=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