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평양 어자원 고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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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태평양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인구도 함께 증가하면서 생선소비가 많아지고 동중국해를 비롯, 서태평양해역의 어획도 급격히 늘어 이 해역의 어자원 보호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태국만을 비롯, 동남아 해역에는 연안 어업의 어획량부족이 심각해 어부들이 점차 먼바다로 나가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값싼 어류인 고등어가 점차 귀해지고 있는가 하면 이 지역국가들이 전관수역내 불법어로를 단속하기 위한 감시선도 태부족이라 남획방지도 어려워 생선부족은 계속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남아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선진국가인 일본·자유중국·한국 등의 원양어선단이 그물코가 작은 트롤어망으로 한번에 길이 60㎞, 깊이 1백50m의 바다를 훑어 고기를 잡기 때문이라고 비난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태평양해역에서 고급어종인 새우·오징어·다랑어 등의 어획량은 매년 수억달러에 달하는 2천5백만t에 이르고 이 어획량은 전세계 대양어획량의 40%에 이르고 있다.
특히 다랑어의 경우 6억달러 어치에 달하는 70만t이 매년 이 남태평양해역에서 잡히고 있어 뉴질랜드와 호주는 일본·한국·대만 등 3국에 국제회의 참석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동·남중국해 및 남태평양의 어류고갈 추세는 어자원 감소와 아울러 바다고기가 이 지역 각국 국민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연·근해어업에서 주변 다른 나라들보다 낙후한 국가들은 자국의 어자원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태국의 경우 3만척의 어선을 보유, 수시로 베트남 해역을 침범함으로써 분쟁을 빚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한달 동안에만 10척의 태국트롤어선을 억류하고 1백명의 어부를 불법침입 이유로 구류했다.
인도네시아는 대만·한국 등의 트롤어선이 영해내에서 불법어로를 할 경우 20년형 등 중벌을 선고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앞으로 15년간 서태평양국가에서의 생선수요는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고 반면에 선진기술을 도입한 어업기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어획량은 점차 감소추세에 있는 것이다.【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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