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가락시영, 강동구 둔촌주공 등 서울의 마지막 알짜 저층 단지들이 기대보다 낮은 용적률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용적률이 조합들의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들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사업 고삐를 죄고 있다. 가락시영은 사업승인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둔촌주공은 산을 더 넘어야 한다. 반면 이들 단지와 함께 사업 초기의 '빅3'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지구 저층단지들은 용적률 상향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기준 용적률이 낮아지면서 건축 연면적이 1만6000평 줄어든다. 당초 계획한 것보다 140여 가구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50~60평형 배정을 기대했던 17, 19평형의 조합원들이 40평대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정비계획이 통과됐는데도 이들 평형의 가격이 오히려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가락동 G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평형이 생각보다 크게 줄어들어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며 "평형 문제가 사업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쨌든 힘든 고비를 모두 넘긴 조합은 일단 연내 사업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사업면적이 10만 평이 넘어 환경부에서 직접 하는 환경영향평가에 시간이 많이 걸려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 40층까지 지으려다 평균 16층 규정에 따라 최고 25층까지만 지으면 동간 거리가 좁아져 쾌적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동에 10층짜리들이 섞여 있어 재건축으로 높아지는 층이 많지 않아 건물 동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종으로 정비계획이 통과되더라도 정부에서 더욱 까다롭게 할 예정인 정밀안전진단의 문턱이 기다리고 있다. 정비계획 수립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받는 조건으로 2003년 예비안전진단만 통과한 상태다.
조합들은 이들 조합원이 32평형을 배정받으려면 용적률이 200%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중고층 단지를 포함한 개포지구 전체의 용적률은 21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이는 2002년 결정된 지구 전체 200%에 어긋난다.
이 때문에 조합들은 5년이 지나 전체 용적률을 다시 세울 수 있는 내년이나 정부의 규제 완화로 용적률을 높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조합들의 용적률 상향 의지가 강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