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건널목 남은 시간 9초 …8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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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횡단보도를 건너다 금세 깜박이기 시작하는 녹색 신호 때문에 급히 뛰어야 했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겁니다.

현행 횡단보도 보행신호는 도로 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녹색 신호가 들어온 지 4~7초 사이에 깜박이기 시작해 곧 적색 신호로 바뀝니다. 신호등이 깜박이는 동안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보행자가 늘어나자 경찰은 2000년 1월 '도형형 보행신호등 보조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역삼각형이 점차 줄어드는 시각적 방식을 이용해 사고 예방에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합니다.

이에 경찰은 횡단보도 보행 시 남은 시간을 초 단위로 알려주는 '숫자형 보행신호등 보조장치'도 개발, 8월부터 보급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경기 지역 11개소에서 시범운영을 마쳤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도형형과 숫자형 중에서 지역 특성에 따라 한 가지를 선택해 설치.운용할 수 있답니다. 보행자들이 횡단보도에서 급하게 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지요.

경찰 관계자는 14일 "나이 드신 분이나 농촌지역 주민은 도형 모양을, 젊은이들과 도시지역 주민은 숫자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성에 차이가 없는 만큼 여건에 맞춰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찰은 이번 기회에 보행신호등 보조장치의 설치 범위도 8차로 이상 도로에서 6차로 이상 도로로 확대키로 했답니다. 학교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민원이 많았다고 하네요.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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