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정 첫 승 … 골 이렇게 터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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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 G조 1차전 토고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2일 태극전사들이 쾰른 베이스캠프를 떠난 지 2시간 만에 '결전의 땅'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했다. 이운재.김상식.이을용(맨 앞부터) 등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려 숙소인 아라벨라 셰러턴 그랜드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오종택 기자

골 가뭄 해갈.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상 과제다.

1승2무1패, 4득점-4실점. 한국팀이 지난달 독일 월드컵 출전 엔트리를 발표한 이후 치른 평가전에서 받아든 성적표다. 4년 전 한.일 월드컵 직전 받아든 2승2무1패, 9득점-5실점의 평가전 성적표와 비교하면 문제가 득점 부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외국 언론은 "G조에선 토고를 이기지 못하는 팀이 탈락한다"고 지적했다. 골을 넣지 못하면 비길 수는 있어도 이길 수는 없다.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그것도 많이 넣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의 예상 득점 루트는 이렇다.

◆ 전통의 '측면 돌파'

좌.우 측면의 빠른 돌파에 이어진 크로스, 그리고 중앙공격수의 마무리는 한국의 전통적인 득점 루트다. 토고 수비진은 측면 뒷공간을 상대에 내주는 약점이 있어 한국으로선 최선의 득점방법이다. 2002년에도 폴란드전 선제골, 미국전 동점골, 이탈리아전 골든골을 측면 크로스에 이어진 중앙공격수의 슈팅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천수-조재진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측면-중앙공격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코너킥에 이어진 최진철 등 장신 수비수의 헤딩슛도 유사한 득점 루트다.

◆ 고효율 신무기 '직접 프리킥'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는다면 이천수.이을용이 책임진다. 아크 서클을 중심으로 왼쪽은 이천수, 오른쪽은 이을용이 나눠 맡는다. 이천수의 오른발 '감아차기'는 대표팀과 K-리그 경기를 통해 정교함이 수차례 확인됐다. 이을용은 2002년 대회 터키와의 3~4위전에서 프리킥 동점골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왼발의 달인이다. 다소 먼 거리라면 김진규가 있다. 그의 캐넌 슈팅이 반발력이 좋은 '팀가이스트'를 만나 상승효과를 기대한다.

◆ 세계적 유행 조류 '후방 침투'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와 일자형 수비의 보편화로 인해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후방 침투는 세계 축구의 대세가 됐다. 한국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비록 오프사이드로 판정났지만 '이을용의 침투 패스-조재진의 마무리'라는 득점 루트를 가동했다. 완화된 이번 대회 규정이라면 충분히 골로 인정받을 상황이었다. 움직임이 많고 순간 스퍼트가 좋은 박지성에 연결되는 침투 패스도 득점으로 완성될 가능성이 크다.

장혜수.강인식 기자 <hscha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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