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장·부기장 건교부서 표창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9일 낙뢰와 우박에 맞아 기체가 크게 부서졌지만 침착하게 비상착륙에 성공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상을 받는다. 대형사고를 막은 공로다. <본지 6월 10일자 8면>

아시아나항공은 11일 해당 비행기(제주발 김포행 OZ 8942편)를 몰던 이창호(45) 기장.김용익(40) 부기장과 승무원들을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 기장과 김 부기장에게는 조종사의 최고영예로 불리는 '웰던(well-done)' 표창이 주어진다. 웰던 표창은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긴 최우수 조종사에게 주는 상이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사 이래 단 두 번 수여됐다.

당시 사고 비행기는 낙뢰와 우박에 맞아 기체 앞부분(레이더 돔)이 떨어져 나갔다. 조종석 유리창에도 심하게 금이 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기장과 김 부기장은 당황하지 않고 긴급대응했다.

이 기장은 전화 통화에서 "'꽝'소리가 나면서 유리창이 갈라질 때는 등골이 오싹했다"며 "비행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로 조종간을 잡고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유리창이 갈라져 앞을 전혀 볼 수 없었고 비행 자동장치마저 작동되지 않았다"며 "수동으로 비행기를 몰면서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데 온 정신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기장은 "김포공항 관제사들이 노련하고 신속하게 각종 정보를 제공해 줘 큰 도움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건설교통부도 조종사와 관제사들에 대해 표창을 검토 중이다. 정상호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장은 "조종사와 관제사들이 협조해 큰 위기를 넘겼다"고 칭찬했다.

강갑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