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3인」가택 수색|안기부 책자·신문스크랩 등 가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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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익환목사일행 방북사건을 수사중인 국가안전기획부는 31일 오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문목사 자택을 비롯, 황석영·유원호씨집과 유씨가 경영하는 중원엔지니어링 사무실등 4곳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해 각종 서적과 경리장부·서류등을 압수하고 유씨의 동생인 중원엔지니어링 전무 유원철씨 (53) 를 연행했다.
압수수색영장은 안기부의 신청으로 서울지검 주대경검사가 청구, 서울형사지법 박형남판사에 의해 발부됐다.
수사당국은 이와함께 유씨가 지난해9월 재일동포2세와 중원엔지니어링을 설립한뒤 별다른 거래실적이 없었던점을 중시,유씨가 일본등지를 수시로 드나들기위한 상용여권을 발급받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조총련계열 단체나 개인과의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기위해 수표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또 문목사의 방북을 주선한 재일문학비평가 정경모씨 (65) 가 쓴『찢겨진 산하』 를 출판한「도서츨판 거름」 의 당시대표 박모씨에 대해서도 소재파악수사를 벌이고 있다.
◇문목사자택=31일 오전6시30분쫌부터 20여분동안 서울수유동527의30 문목사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문목사의 부인 박용길씨(69) 에 따르면 10여명의 수사관이 『안기부에서 왔다』고 밝힌뒤 유효기간이 4월8일까지로 돼있는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20여분동안 문목사의 서재등을 수색했다는 것.
박씨는 이들이 비교적 공손한 태도로 수색했으나 각종서적과 설교원고등을 마당으로 끌어내 자신이 『꼭필요한 자료만 가져가면 될것 아니냐』 고 항의하자 『통일은 가능한가』 『문재린목사 추모집』 등 문목사가 지은 소책자 3권을 압수해갔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이들 수사관들에게 『문목사가 오기전에는 손대지 않겠다더니 왜 이러느냐』 고 하자 이들은 『상부방침이 바꿔었다』 며 수색을 벌였다고 말했다.
◇황씨집=서울연희1동120의18 황씨집은 31일 오전6시30분쯤 수사관 10여명이 3O여분동안 압수수색, 황씨 앞으로 온 편지와 책자 및 기타자료들을 압수해갔다.
◇유씨집=수사관 3명이 이날오전6시부터 서울응암4동261의4 유씨집을 1시간동안 수사,유씨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당시의 기념사진첩 2권과 광주사태와 김대중씨 관련 신문 스크랩 1백여점을 압수했다.
◇중원엔지니어링=수사관4명이 이날오전8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서울사당동147강덕빌딩3층 유씨의 회사를 수색해 회사설립장부,유씨의 일본왕래서신,재일동포 북한방문기등 라면1박스분량의 장부를 압수하고 전무 유씨를 연행했다.
수사당국은 경리장부를 압수하고 유씨를 연행한 것은 유원호씨의 자금관계,출국경위, 국내조직 유무등을 수사하기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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