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시 당서 옐친 공격 "보도지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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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최초로 복수후보가 경합하는 이번 선거는 소련변방의 목동들과 북극의 지질학자 등이 한 표를 던짐으로써 시작.
1명의 대의원만을 뽑는 캄차카반도의 카라긴스키 국영농장에는 동물가죽으로 쳐진 임시투표소가 마련됐는데 이 지역 주민들은 과거와는 달리 여러 명의 후보자들 가운데 한명을 선택하느라 고심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타스통신이 보도.
한편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24일 대부분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는데 모스크바시내에는 투표참가를 종용하는 붉은 깃발과 현수막이 크렘린으로 향하는 주요도로에 나붙었고 특정후보 지지를 촉구하는 차량이 주택가를 순회하는 등 이제까지 보기 드문 선거분위기.
○…소련의 한 비공식 여론조사는 인민의희 대의원선거에서 급진개혁파 「보리스·옐친」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집계했다.
모스크바의 언론인들이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옐친」이 당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17대1로 앞서고있다.
○…모스코프스카야 프라우다 신문의 부편집인인 「발렌틴·로구노프」는 24일 모스크바시당이 「옐친」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교묘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
「로구노프」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 시 당이 프라우다에 실린 공격기사에 대한 「옐친」의 반박문을 검열하는 등 각종 언론에 「옐친」공격기사를 싣도록 조종하고 있으며 「옐친」에 대한 비방과 역정보,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옐친」의 경쟁자인 「브라코프」의 선거 팸플릿은 모스크바시 전역에 광범위하게 배포되는데 반해「옐친」의 포스터는 밤사이에 찢겨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는 것.
○…「고르바초프」서기장의 부인 「라이사」여사는「옐친」과 같은 급진개혁파의 출마에 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모든 후보자들은 자신의 소신을 자유롭게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언급.
그러나 「옐친」과 당이 지지하는 「브라코프」후보 중에서 누구를 찍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후보는 그 두사람 이외에도 여러명 있다. 투표는 원래 비밀스러운 것인데 지지여부를 밝힌다는 것은 점잖은 행동이 못된다』고 함구.
「청년정상회담」중 크렘린을 방문한 미소학생 96명에게 「라이사」여사는 이례적으로 소련의 국내정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이번 선거과정의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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