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인절스 1차 지명 최현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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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된 최현이 야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LA지사=백종춘 기자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5번으로 LA 에인절스에 지명된 헌팅턴비치 고교의 한인 포수 최현(18)을 8일 만났다.

그는 외모처럼 침착한 성격으로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띠는 여유를 보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로부터 전화로 "17일 계약하자"는 제안을 받고 기뻐하기도 했다. 최현이 받을 계약금은 대략 140만~150만 달러로 전망된다.

벤지 메듀어 헌팅턴비치 고등학교 감독은 "아마 우리 학교 사상 1라운드에 지명된 것은 최현이 처음일 것"이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대성할 재목"이라고 자신했다. 최군의 아버지 최윤근씨는 "마치 내가 드래프트된 것처럼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드래프트 소식을 언제 들었나.

"아버지가 에인절스 스카우트로부터 연락받고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때 된 줄 알았다. 전날 밤 너무 긴장해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침 7시 기상해 10시30분 결과를 들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긴 3시간이었다."

-언제 야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나.

"열 살 때 농구팀에서 내 키가 제일 컸다. 아버지가 농구선수 출신이라 나도 농구선수가 되기를 바랐지만 야구에 더 흥미를 느꼈다. 처음(8세)에는 그냥 재미로 했지만 얼마뒤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한국에 가본 적 있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가고는 못 가봤다. 당시 암투병 중이던 외할아버지 병문안하러 갔다. 평소 만나지 못했던 친척을 다 만나 좋았다."

-한국말은 어느 정도 하나. 그리고 한국음식은 좋아하는지.

"알아듣기만 한다. 음식은 갈비.비빔밥.불고기 등 고기류는 다 좋아한다."

-처음에 투수로 시작했는데.

"투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했다. 리틀리그 때는 최고구속이 75마일이었다. 하지만 던지는 것보다 치는 데 더 흥미를 느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포수로 완전히 전환했다."

-야구를 하며 보람을 느꼈을 때는.

"리틀리그 때 서부지역 결승에 나간 것이 가장 즐거웠다. 그때 1승 차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패배는 내가 야구를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에인절스 팬이었나.

"워싱턴주에서 태어나서 매리너스 팬으로 시작했다. 캘리포니아로 이사온 뒤 친구들이 다 에인절스를 응원해 나도 덩달아 에인절스 팬이 됐다."

-포수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데.

"포수는 번트 디펜스, 피치 콜 등 신경쓸 게 많은 포지션이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걸 고교 때부터 했다. 다른 선수들은 대학 때까지도 감독의 지시를 받는다. 스카우트들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취미는.

"탁구를 한다. 야구에는 눈과 손의 교차운동이 중요한데 탁구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앞으로 목표는

"팀의 주축 멤버가 되고 싶다. 올스타가 되는 것 역시 목표다. 무엇보다 야구 인생을 즐기고 싶다. 앞으로 3년은 있어야 메이저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름에 '행크'라고 쓰여있던데.

"행크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별명이다. 할아버지가 행크 애런의 열렬한 팬이었다."

헌팅턴비치=LA 지사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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