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율 전남 1위 경기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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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14 발표한 「88년도 지역별광공업지수」는 지금까지 전국단위로만 조사해오던 광공업동향을 지역별로 세분 작성함으로써 지역별 산업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지역 간 균형발전계획을 효과적으로 수립, 추진함은 물론 지자제가 실시될 경우 각 지역이 이를 토대로 지역사정에 맞는 지역별 경제계획을 수립, 평가할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지역경제통계는 지역상의 등 각 기관이 나름대로 조사해왔으나 조사범위의 한계, 통계작성 미숙 등으로 이용에 제약이 컸던 게 사실이다.
경제기획원은 앞으로 이를 매월 작성 발표할 예정인데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전국 광공업 동향>
지난해 전국 광공업생산·출하 평균 증가율은 각각 13·5%, 13·1%로 87년의 18·4%, 18·1%에 비해 다소 둔화현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생산증가율이 전남(33·2%)이 가장 높고 경기(32·7%), 경북(22·8%), 충북(20·8%)순으로 전국평균증가율을 크게 웃돈 반면 전북(4·7%), 강원(1·8%), 부산(1%) 지역은 신장률이 크게 낮았으며 특히 제주의 경우는 산업생산증가율이 마이너스 5·3%로 오히려 87년보다 생산이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광공업생산 전기전자·운수장비 등 중화학공업은 크게 신장한 반면 섬유· 의복·신발 등 경공업은 성장이 둔화돼 상대적으로 경공업비중이 높은 시·도가 산업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노사분규가 산업생산을 크게 둔화시켰고 제주는 감귤생산이 대폭감소, 감귤가공생산이 줄어 마이너스 생산을 기록했다.
한편 주요공장·공단이 한곳에 몰려 지역별 산업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광공업생산에 차지하는 각 지역의 비중을 보면 경기가 21·46%, 경남 18%, 서울 15·25%, 부산 9·21%로 이들 4개 지역이 전국 광공업 생산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광주는 비중이 1·3%, 제주는 0·11%에 불과했다.

<지역별 동향>
4개 특별·직할시(대전은 금년 1월부터 직할시 승격으로 제외) 중 지난해 광공업생산이 비교적 활발했던 지역은 인천 뿐으로 나머지 서울·부산·대구는 저조했다.
서울의 경우 전기전자제품생산이 늘고 언론활성화에 따른 새 일간지의 등장, 기존 일간지의 증면 등으로 인쇄출판업생산이 13·7%가 신장했으나 의류·섬유부문의 수출부진으로 전체생산은 8·3%증가에 그쳤다.
또 신발업체가 많은 부산은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부진에 연합철강·조공 등의 분규 장기화로 산업생산이 1%증가에 그쳤고 대구도 전체생산의 6할을 차지하는 주업종인 섬유산업이 부진, 생산증가율이 8·1%에 머물렀다.
이밖에 강원은 석탄산업이 연료의 기름전환에다 이상난동까지 겹쳐, 전북은 이리공단의 보석가공이 원화절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생산이 감소, 지역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한편 전남은 포철 광양제철소 2기 가동으로 철강업(77% 증)이 크게 신장한데다 전남방직증설로 광공업 생산이 33·2%가 증가, 전국에서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전자·자동차업체가 많은 경기는 이들 전기전자·운수장비업의 대폭 신장으로 광공업 생산증가율이 32·7%로 신장률 순위 2위에 랭크됐다.

<지역별 주 업종>
지역에 따라 주 업종·주 생산품목도 이번 조사결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중 분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우리나라의 주 업종은 조립금속·기계·전자·운수장비업으로 전체 광공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30·4%. 지역별로는 인천·광주·경기·경북지역에 이들 업종의 비중이 높고 특히 경남은 조림금속. 기계·전자·운수장비업이 전체 광공업생산의 51·6%로 절반이상을 점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대구·충남은 섬유·의복·가죽제품의 비중이 가장 높은 주업종이다.
한편 강원은 석탄산업의 비중이 가장 높아 무연탄이 전체의 60·3%, 제주는 식료품산업비중이 높아 오렌지원액이 24·7%를 차지하고 있다. 강원·제주는 산업기반이 취약하기도 하지만 이들 한 품목의 생산이 부진하면 지역경제가 흔들게되는 셈이다.
경제기획원은 이번 조사를 기준해 전국적으로 생산비중이 큰 순서로 6백 65개 품목을 대표품목으로 뽑아 조사했다.
그 결과 단일품목으로 전국에서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의약품(2·7%) 합성섬유직물 (2·4%) 일반화물선(2·2%) 무연탄(2·0%) 순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의약품(5·2%)이 단일품목으로 생산비중이 가장 높고 부산은 운동화(15·8%), 대구 합성섬유직물(22·8%), 인천 철근(2·7%), 광주 자동차타이어(21·5%), 경기 의약품(8%), 강원 무연탄(60·3%), 충북 시멘트(9·1%), 충남 담배(7%), 전북 메리야스내의(17%), 전남 열연대강(18%), 경북 컬러TV(8·9%), 경남 일반화물선(12·5), 제주 오렌지원액(24·7%)으로 나타냈다.
각 시·도별로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한 품목만 보아도 지역별 산업특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장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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