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수출압박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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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수출산업은 지난해의 급속한 원화절상영향이 올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경쟁 대상국인 일본·대만에 비해 임금상승폭(실질임금)이 훨씬 커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 뿐 아니라 구조적장애가 생긴 것으로 지속적인 수출정책 유지를 위해서는 임금의 적정수준인상과 기술개발·품질고급화로 고 부가가치상품의 수출을 늘리는 것이 절실해지고 있다.
13일 경제기획원이 분석한 「환율변동에 따른 수출증가 및 채산성변화추이」에 따르면 올 들어 2월말 현재 수출단가 상승률은 작년동기대비 13%에 그친 반면 원화절상률은 14·8%나 돼, 단가상승률이 원화절상률을 밑돌고 있다.
또 물량 면으로도 수출은 지난 1, 2월에 각기 작년 동월대비 2%, 7%가 줄어들었고 원화기준수출액도 3·9%, 7·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그동안 우리기업들은 채산성악화를 막기 위해 수출단가를 올려 환율절상에 따른 손해를 메꿔왔으나, 올 연초부터는 수출단가인상이 한계에 부닥쳤고 달러표시 수출액은 늘고 있으나 실제 물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엔화 절상률이 41·7%에 달했던 지난 86년 수출증가율이 19·1%였으나 물량은 0·6% 엔화표시수출액은 15·9% 각각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지난해 급속한 원화절상으로 파급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지난해 일본의 명목임금상승률은 1·9%, 생산성은 12·6%가 향상돼 노임단가가 마이너스 10·7%를 기록했고 대만도 명목임금 10·6%, 생산성 5·2%가 올라 노임단가상승률이 5·4%에 그친다면 우리나라는 명목임금 20% 생산성 10%가 올라 노임단가가 이들 경쟁국을 크게 웃도는 10%나 상승한 것도 수출경쟁력 약화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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