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불신임투쟁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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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야 3당은 13일 각기 당직자 회의를 열고 중간평가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평민당이 신임연계의 조기 중간평가 실시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한데 반해 민주당은 불신임 투쟁을 결의했고 공화당은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 야권이 심각한 분열 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주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야3당 총재회담이나 청와대 4자 영수회담도 가망성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날 정무회의를 열고「우리의 입장」이란 결의문을 채택, 『민주당은 중간평가를 가지고 누구와도 야합할 생각이 없으며 분명한 반대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하고『민주당은 불신임 이후정국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방안과 대비책을 추후 국민 앞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총재는 이에 앞서 12일 가진 중앙일보와의 단독회견에서 『정부가 중간평가에 신임을 걸든 않든 간에 민주당은 노 대통령 불신임투쟁을 결연히 전개하겠다』고 천명하고 『이 시점에서 중간평가 문제와 관련한 야3당 총재회담이나 청와대 여야4자 영수회담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협상기회를 거부했다. <회견내용 3면>
김 총재는『노 대통령이 5공 청산을 절대로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제, 『따라서 민주당은 5공 청산 없는 중간평가 실시에 대해서는 불신임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모든 일에는 시리가 있는데 노 대통령은 실기해 이제 어떻게 하든 해결이 안 되는 사태가 왔다』고 말하고 『민주당은 합리적이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민주시민과 연대해 불신임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민당은 13일 총재단 회의에서 신임을 연계한 조기 중간평가를 반대한다는 기존의 당론을 재확인하고 민주당은 야3당 총재회담에, 응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평민당은 이날 총재단 일동 명의의 성명을 발표, 『우리가 신임연계의 조기중간평가를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가 조기 강행하려는 의도는 5공 청산과 민주화를 회피하려는 명분을 얻기 위한 저의에서 나온 것일 뿐만 아니라 안정을 빌미로 국민을 협박키 위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고 ▲과도한 대결로 정치를 장외로 나가게 하고 종국에는 수구세력이 재등장하여 민주세력을 말살하고 또 하나의 5· 17을 획책, 파국의 길로 갈 위협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화당도 이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중간평가의 의미를 축소시켜 여야 정면대결을 회피하려던 입장에서 다소 후퇴해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김종필 총재의 불참 속에 열린 당직자회의에서『5공 청산과 최·전씨 증언의 선행조건이 중간평가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론만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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