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범국민 대책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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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근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어린이의 숫자가 크게 늘어 어린이안전대책의 무방비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80∼85년 사이 교통사고로 인한 일반 사상자 증가율이 9.6%인데 비해 14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는 10.6 %로 나타났다. 따라서 성인에 비해 눈 높이가 제한적이고 망막의 탐지능력, 거리와 속도 추정능력, 신체조절 능력 등 이 뒤떨어지는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도로교통 안전협회가 최근 발간한『어린이의 교통안전 지도서』는 밝힌다·
사실상 85년에만도 교통사고로 인한 어린이 사상자 숫자는 3만2천7명. 하루평균 88명, 1시간에 4명 꼴로 14세 이하 어린이가 전국 어디에선가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쳤다는 계산이 된다는 것이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특징은 다른 연령층과 비교할 때 보행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85년 전체 사상자중 어린이가 13.5% 그러나 보행자 사상자는 전체의 17·9%, 보행자사망자중 28.2%로 어린이 보행자사고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 사상자중 53.4%가 보행자인데 비해 11세 이하 사상자 중 70.9%가 보행자이고, 사망자의 경우 전체 중 58.5%가 보행자인데 11세 이하 사망자중에는 그 82·6%가 보행자였다.
시간별로는 오전10시∼오후10시 사이가 65%, 오후4∼6시에 정점을 이룬다. 그러나 6∼11세 어린이의 경우 오전8시∼오후8시 사이에 전체 중 80%가 발생, 특히 낮12시∼오후 6시에 정점을 이룬다.
교통사고와 관련된 어린이 행동의 특성은 9세 이하 남자 어린이의 경우 골목길가에서 뛰어다니거나 공놀이 등을 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보도가 없는 도로를 걸을 때 좌측통행의 이유를 알고 따르는 어린이는 드물다.
9세 이하 어린이들은 어떤 일에 관심을 쏟고 있거나 정서적 흥분상태일 때 순간적으로 차가 오는 것을 알아도 멈추지 않고 길을 건너는 경우가 많다.
고학년이 될수록 편의를 위해 횡단보도 아닌 길을 뛰어 건너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어린이 횡단사고의 가장 잦은 유형은 뛰어들기로 9세 이하는 50%이상, 10∼14세의 경우 40%를 차지한다. 또한 도시에서는 사고의 30%정도가 통학 길에서 일어난다.
어릴수록 집 근처 사고가 많은데 5∼9세 사고의 절반이 2백m이내, 10∼14세 사고의 절반이 7백m이내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어린이를 위한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의 신체 및 인지발달 특성을 살려 연령별로 목표를 설정해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보행일반·도로횡단·자전거 타기·교통수단 이용 등으로 안전행동 능력 및 습관을 배양하는 것, 안전과 질서에 관한 개념을 심어 줘 안전에 대한 태도를 확립케 하는 것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교통안전교육은 학년별 목표를 설정해 ▲국민학교 1, 2학년 때는 보행자로서 올바른 행동의 습관화 ▲3, 4학년에서는 저학년 지도내용을 반복, 심화시키고 교통환경의 위험성과 교통규칙을 이해시킨다 ▲5, 6학년에서는 보행자 및 자전거 타기 교육을 강조, 상황변화에의 적응능력을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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