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햇볕에 바싹 말려야 제 맛|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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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음력 1 ,2, 3월은 장 담그는 시기. 예부 터 장은 그 집안의 1년 농사라고 일컬을 만큼 식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근래 들어 아파트 등 생활양식의 변화로 장 담그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우리집안 맛」을 높이 사는 주부들에겐 아직도 장 담그는 일은 빼 놓을 수 없는 일종의 하나다. 대한주부 클럽연합회 생활관 황명자 부장으로부터 장 담그는 요령을 알아본다.

<메주 고르기>
경동 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과 신세계백화점·대한주부 클럽연합회·전국주부 교실중앙 회 등에서 재래메주 및 개량메주를 판매하고 있다. 여성단체가 이 달 말∼4월10일까지 각 회관에서 벌이고 있는 메주 바자의 경우 소두 1말용인 재래메주 5장이 1만2천5백원, 개량메주는 kg당 1천5백원, 떡 메주는 대형 3덩이에 8천8백원선.
재래메주를 고를 때는 가운데 부분이 약간 누런 빛을 띠며 검은색이 나고 가장자리는 하얀빛이 도는 것이 좋다. 가운데 부분이 지나치게 검고 만져 보아 질척거리는 기운이 있으면 너무 뜬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장맛이 덜 할 뿐 아니라 색깔도 시커매져서 시각적인 맛이 줄어들기 때문.
콩 소두 1말 분은 대개 메주5장 정도인데, 간장을 위주로 할 경우 잘 뜬 것 3장과 약간 덜 뜬것 2장을, 된장을 위주로 할 경우 잘 뜬것 2장과 약간 덜 뜬것 3장을 고르는 것이 후에 좋은 빛깔을 얻을 수 있다.

<장 담그기>
재래메주5장(콩 소두 1말 분), 물 소두 2말, 소금 소두 6되(수북하게)를 준비한다. 메주의 먼지를 털어 낸 다음 흐르는 물에 빠른 속도로 씻어 햇볕에 바싹 말린다. 담그기 하루 전 소금물을 풀어 두는데 소쿠리에 정량의 소금을 담아 넓은 그릇에 안치고 물을 붓는 식으로 계속 녹여 나간다. 염도 계를 띄워 보아 추울 때는 18도, 따뜻할 때는 20도면 알맞다.
햇볕에 바싹 말려 둔 장독 위에 고운 체를 걸쳐놓고 소금물을 부은 다음 메주덩이를 띄운다. 이 때 메주덩이가 가라앉으면 염 도가 부족한 것이므로 소금을 더 풀어야 한다. 간장을 담근 지 이틀 후에 숯을 달궈 넣고 붉은 고추는 물수건으로 먼지를 닦아 낸 후 집어넣는다.
양지바른 곳에 두고 낮에는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고 밤에는 덮어 주면서 40일이 지나면 소쿠리에 밭여 된장을 뜬다.
개량메주는 5kg을 준비하여 메주콩에 섞인 이물질을 골라낸 다음 햇볕에 바싹 말려 망사자루(또는 가제자루)에 담는다(다음부터는 재래메주와 같다).
간장 독은 반드시 보름정도 충분히 우려 내 잡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독 밑바닥에는 벽돌 3장을 깔아 밑에서 냉기가 올라오지 않게끔 해야 장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뚜껑은 PVC 보다 독 뚜껑을 사용해야 좋다는 것도 기억해 둘 일.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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