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의 심장부 기능을 맡고 있는 한국증권 전산의 전산기가 빈번하게 고장을 일으켜 언제 증시를 마비시킬지 모를 위험을 안고 있다.
6일 증시에서는 증권전산 공동 온라인의 소프트웨어가 장애를 일으키면서 주문입력이 늦어져 전장에 전 종목이 단일 가에 의해 처리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컴퓨터 기억장치의 일종인 캐시메모리에서 장애가 발생, 역시 전장 전 종목이 단일가로 처리됐다.
또 지난 2일에는 후장 마감 직전에 매매 체결 시스템에서 장애를 일으켜 전산매매 종목의 매매처리 및 데이터 입력이 늦어져 3일 새벽 4시에야 최종시세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전산 시스템이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 근본 이유는 최근 3년간의 증시 활 황과 시장규모 팽창으로 전산기에 걸리는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전산기 용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증권전산이 지난 87년 미국에서 도입,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UNYSIS 1100/92) 의 주문건수 처리능력은 하루 25만 건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 무리 없이 운용되려면 최대용량의 65%수준인 15만∼17만 건을 넘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최근 들어 증시에서는 활 황 기의 경우 주문건수가 22만 건을 넘고 있으며 조정국면 때에도 17만 여건에 이르고 있어 컴퓨터에 무리가 가해져 언제라도 장애가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 들어 점포 자율화에 따라 증권사 점포수가 급격히 늘고 지방주식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문이 폭주할 것으로 보여 컴퓨터 고장에 의한 거래장애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정인데도 증권 전산 측은 오는7월 미국으로부터 최대 주문용량 50만 건인 대형컴퓨터를 도입, 9월부터는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고만 밝히고 있고 그때까지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많은 증시관계자들은 증시 활 황에 따라 주문건수가 폭주 될 가능성을 충분히 점쳤으면서도 새로운 컴퓨터의 도입과 운영에는 최소한 1년이 걸린다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지난해 주식부정배분 사건이 발생해서야 전산화에 박차를 가한 증권거래소의 단견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