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무기한 「무임 승차」 결의|노조-"합의 각서 이행 성의 없다…6일부터 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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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 지하철 노조 (위원장 정윤광·42)가 4일 무기한 무임 승차를 결의하고 나서 지하철 운행에 큰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는 4일 새벽 공사 이사회의실에서 비상 확대 간부 회의를 열고 6일 0시부터 승객들로부터 요금을 받지 않는 무임 승차를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허용하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비상 총회를 소집, 결의 내용을 보고하고 『회사측이 합의 각서 이행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조원들이 정상 근무, 열차를 정상 운행하면서 요구 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승객을 무임 승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의에서 무임 승차에 이어 7, 8일에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노조원들은 대회를 마친 뒤 낮 12시부터 공사 건물 일부를 점거, 1시간 동안 집기를 뒤엎는 등 소동을 벌였다.
지하철 노조가 지난달 28일 쟁의 발생 신고를 해놓고 냉각 기간 중 이처럼 지하철 운행 질서를 전면 거부하는 집단 행동으로 나오자 서울시는 이를 업무 방해로 간주,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지하철 노조는 지난달 28일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발생 신고를 한 뒤 노사 합의 각서 이행, 김영년 사장 퇴임, 배일도 전노조 위원장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해왔다.
한편 공사 측은 노조의 무임 승차제 강행에 대비, 8백여명의 본사 직원을 각 역에 투입해 표를 팔게 하거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엔 승차 안내를 하고 구내 방송과 공고문 게재 등을 통해 무임 승차에 따른 혼란을 막을 계획이다.
노조 측의 무임 승차제 강행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명백한 파업으로 엄청난 혼란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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