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올라갈 때의 기어 단수 넣고 엔진브레이크로 속도 조절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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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봄기운이 오고 있는 요사이의 자동차 운전은 조심해야될 것이 많다.
특히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내리는 커브 길 쪽에서나 황토가 내려 깔린 급경사로에서는 뜻밖에 스핀 현상을 일으켜 전복되는 등의 사고를 당하곤 한다.
『내리막길을 주행할 때는 오르던 기어로 내려가라』는 명언이 있다. 즉 2단 기어를 넣고 올라갔으면 내려갈 때도 2단 기어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내리막길에서는 통상 4단 기어를 넣고 내려가면서 푸트 브레이크를 계속 작동시켜 속도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운전으로는 특히 황토 깔린 급경사로나 녹아 내리는 커브에 걸리면 큰 변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내리막길에서 푸트 브레이크에 의존하면서 주행을 하게 되면 브레이크 계통의 드럼과·라이닝에 열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은 브레이크 오일이 이 열에 의해 끓게 되어 오일 속에 기포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베이퍼록 현상이라 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운동이 전달되지 않아 브레이크가 밀린다거나 브레이크 기능이 상실되는 극단의 위험으로 연결되어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비탈길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리막길 주행에서는 오르던 기어도 내려가면서 가능한 한 푸트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말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속도를 가감하여야 한다.
『엔진브레이크는 어디 있느냐』하는 운전자도 간혹 있는데 엔진브레이크란 기어를 현 주행 상태에서 한 단계씩 낮추어 가는, 즉 3단에서 2단으로, 2단에서 1단으로 기어 변속을 하여 엔진의 돌아가는 회전수와 변속 기어의 회전수로 바퀴의 회전수를 제어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기계적 작동이 아닌 운전 테크닉이기 때문에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운전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엔진브레이크가 따로 있는 줄 아는 초보 운전자라면 더욱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박내호 (한국 자동차 보험 안전 관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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