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내혁·권철현·양정모·윤석민씨|「5공 때 재산」 반환 요구 헌법 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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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정내혁 전 국회의장을 비롯, 권철현 전 연합 철강 회장·양정모 전 국제 그룹 회장·윤석민 전 대한 선주 회장 등은 2일 5공화국과 3공화국 시절 독재 권력에 의해 재산을 빼앗겼다고 주장, 재산 반환을 요구하는 헌법 소원을 헌법 재판소에 각각 냈다.
헌법 소원은 국가 공권력에 기본권을 침해받은 국민이 원상 회복을 구하는 것으로 4명 모두 독재 권력 하에서 법에 근거하지 않고 재산을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현재 별도의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헌법 소원 처리 결과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정내혁씨=84년 국가에 재산을 헌납한 정내혁씨 일가족 4명은 헌법 소원 청구서에서 당시 재산 헌납은 협박에 못 이겨 강제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의 원상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정씨 등은 또 『지난 84년6월 문형태씨 (전 육군대장)에 의한 투서 사건 직후 민정당의 이상재 사무차장과 이한동 사무총장, 재무부·안기부·보안사 간부 등이 나서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압력이 워낙 집요해 같은 해 9월6일 임야 부동산 30건을 국가에 헌납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이 같은 국가의 강제적인 재산 헌납이 헌법 10조 「인간 존엄성과 기본 인권 보장」, 헌법 11조 「국민의 평등」, 헌법 23조 「재산권의 보장과 제한」 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권철현씨=76년3월부터 청와대사정비서관실과 재무부·중앙정보부의 협박을 받아 주식과 경영권을 77년2월26일 국제 상사로 넘긴 것이라며 이는 헌법을 위반한 사유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양정모씨=지난 85년의 국제 그룹 해체는 권력에 미움을 사 이루어진 일이라며 원상 회복을 주장했다. 양씨는 청구서에서 『국제 그룹이 해체되기 전 84년12월27일에 국제 그룹이 1차 부도난 것은 준조세 성격을 갖고 있는 성금 납부에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이라며 『86년 2·12 총선 때 부산에서의 여당 참패 등 이유가 겹쳐 정부가 85년2월21일 국제 그룹 해체 방침을 밝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민씨=87년3월31일에 대한 선주가 한진으로 넘어간 것은 당시 청와대 경제 수석 비서관과 안기부 간부·재무부장관·경제기획원장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부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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