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40기 KT배 왕위전' 신흥 강자 온소진 3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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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40기 KT배 왕위전'

<8강전 하이라이트>
○. 홍성지 5단 ●. 온소진 3단

새로 발표된 6월 랭킹에서 홍성지(19) 5단은 18위, 온소진(20) 3단은 20위다. 최강의 신예로 꼽히는 강동윤 4단은 그 사이의 19위. 홍성지는 강원랜드배 한국대표로 뽑히는 등 TV에서 익히 알려진 얼굴이다. 온소진은 거의 무명이다. 늦깎이로 2004년에야 프로가 됐으니 이름을 날릴 시간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무서운 폭발력을 보이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강자들의 무덤이 된 왕위전에서도 순식간에 8강에 올라 문자 그대로 수직상승이다. 2006 한국리그에서도 3전3승.

장면1(50~55)=백을 쥔 홍성지 5단이 상변의 약한 흑돌을 양분해 공격을 가하고 있다. 50으로 보강한 것도 흑 한 점의 움직임을 봉쇄하며 A, B의 차단을 엿보는 수. 그러나 50은 한 박자 느렸다. 이 한 박자 차이가 통렬한 반격을 불렀다.

온소진 3단은 51을 선수한 뒤 53에 두었는데 이 수가 서봉수 9단이 극찬한 번득이는 감각. 백의 공격은 리듬이 끊어졌고 오히려 수습이 급해졌다. 게다가 54가 흑 한 점의 움직임에 집착한 설상가상의 실착. 홍성지 5단의 상상력이 계속 좁은 테두리 안에서 맴돌고 있다.

55의 돌파로 백 고전의 양상.

참고도=50은 백1로 젖히고 3으로 이어 두는 게 최선이었다. 이렇게 힘을 비축한 다음 A의 습격으로 대마를 노린다. 따라서 흑▲의 준동은 나중 문제다. 흑은 54로도 이곳을 두어야 했다.

장면2(56~69)=결과는 참혹했다. 61로 머리를 내밀고 63으로 씌우자 백 전체가 움직이기 힘든 돌이 됐다. 결국 69로 모두 잡혔는데 백은 그 대가로 고작 흑▲ 두 점을 잡았으니 채산이 맞지 않는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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