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중·지방 은행|부실 채권 2조 6천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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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년 말 현재 7개 시중 은행과 10개 지방 은행들이 안고 있는 부실 채권 (못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대출금)은 모두 2조6천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규모는 이들 은행들의 총 여신 47조5천1백56억원의 5·5%에 달하는 수준이다.
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중 5대 시중 은행들의 부실 채권만 2조3천2백1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이것은 87년 말에 비해 2천억원 줄어든 것이지만 이들 은행의 자본금 (은행 당 4천억원) 합계인 2조원보다 3천2백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부실 채권은 지난 한해동안 17개 일반 은행 전체로 2천16억원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난 은행 수익의 일부를 대손상각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분류, 장부상에서 떨어버림) 시키는데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신탁은행·신한은행 및 충청·경기·강원은행 등 5개 은행의 부실 채권은 적게는 20억원에서 최고 6백47억원이나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말 현재 부실 채권이 가장 많은 은행은 조흥은행의 5천8백56억원이었으며 상업 및 서울 신탁은행도 각각 5천7백94억원, 5천4백73억원으로 5천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지방 은행에서는 부산 은행이 1천2백9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시은 및 지방 은행들이 이처럼 엄청난 부실 채권을 떠안게 된 것은 과거 정부 주도하에 해외 건설 및 해운업에 정책적으로 지원된 돈이 이들 업종의 불황 및 도산으로 받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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