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올 들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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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 들어 노사분규가 급증하고, 심지어는 3개월 이상 계속되는 장기화 추세를 나타내면서 폭력대결 양상까지 보여 임금협상을 앞둔 봄철 노사관계가 우려되고 있다.
2일 노동부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2개월 동안 전국에서 1백78건의 노사분규가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16건보다 53%가 늘어났고 현대중공업 등 7개 기업에서는3개월 째 계속되면서 하청업체가 도산되는 등 71곳에서 분규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분규증가추세는 3∼5월의 봄철 임금교섭을 앞둔 경제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자칫 노사쌍방이 같이 공동피해자가 될 우려마저 없지 않다.
특히 3개월째 분규가 계속되는 현대 중공업·대우정밀·풍산금속안강공장 등 7개 업체 등 20여개 기업에서 1개월 이상 분규가 계속되고 있다. 분규의 장기화는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87년 평균 지속 일이 5.4일에서 88년에는 10일로 늘어났었다. 이는 노조내부의 조직분규가 겹쳐 노사협상창구가 단일화되고 있지 않은데다 협상 미숙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두 달간 생산 차질 7천6백억원, 수출차질 3억2천만달러(상공부집계)가 기록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총도 임금교섭에 종래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7백여 개에 이르는 「민주」노조의 연대투쟁 등으로 봄 분규가 지난해 보다 조기에 발생하고 적잖이 가열될 조짐이어서 노사 모두 신중한 대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노총·「민주」노조는 경쟁적으로 단결력을 과시할 수 있는 업종·지역별 공동교섭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늘어나는 구사대폭력에 대비, 「조직행동대」 「파업자위대」등도 결성하고 있어 노사 마찰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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