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서울회담」중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태우 대통령과「조지·부시」미 대통령은 27일 단독 확대 정상 회담과 오찬회담을 통해 양국의 공동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했다. 다음은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양국 정상회담의 내용.
▲부시 미 대통령=이번에 방한한 것은 무슨 문제를 해결하러온 것이 아니며 미국의 안보공약이 확고 부동하고 한미 관계가 긴밀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국이 중요하고 양국이 앞으로도 긴밀한 협조를 이루어나갈 것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왔다. 통상·안보문제도 중요하나 양국 관계가 공고하다는 것을 온 세계에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 대통령=한국 동란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한국에 기여한 것을 우리의 절대다수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일부의 반미 데모에 대해 절대 다수 국민은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반미세력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부시=중국 방문 결과를 설명해 주겠다. (한반도 문제에 주한 중국의 인식, 한중 관계개선에 대한 중국의 태도 등이 소상히 설명됐으나 그 내용을 우리측이 공개할 수는 없다고 이대변인이 내용을 생략)
▲노=우리의 북방 정책은 북한이 무력도발을 못하게 하고 국제사회의 성원으로 나오게 하도록 기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 문제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
▲부시=한국의 북방정책은 창조적이며 건설적인 정책으로 전폭 지지하며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리라 확신한다. 통상 문제를 조금 얘기하고 싶다. 우리는 한국이 상응한 시장개방을 해주길 바라며 원화절상·지적소유권 보호에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
▲노=상호 노력을 통해 양국간 무역 마찰을 해소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하자. 한국 경제가 적자로부터 혹자로 돌아선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국민의 인식과 경제구조전환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달라.
▲부시=나도 여소 야대로 미 의회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문제로 양국관계가 더 이상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이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좋겠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한국에 시위 등 문제가 있으나 이는 한국의 민주발전에 관한 징후 또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노=동감이다. 지금 북한은 권력 세습제와 개방정책의 기로에 서 있다. 공산 동맹들이 개방으로 나아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제약이 있고 폐쇄의 명분도 어렵다. 그들이 도발을 생각할 수 없도록 안보협력이 필요하다.
▲부시=한미 안보는 과거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 북방관계 진전은 남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 정부는 모든 문제를 긴밀한 협조속에 추진할 것이며 한국과 사전협의 하겠다. 앞으로 여러 외교채널은 물론, 우리들이 직접 접촉을 통해 중요문제를 협의하자.<이상 단독 및 확대정상 회담 내용, 다음은 오찬 내용>
▲노=2차 대전 당시 미군 조종사로 구사일생의 위기를 겪은「부시」대통령이「히로히토」 일왕 장례식에 참석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과거를 청산하고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상징이 아니겠는가 생각된다.
▲부시=그렇다. 지난 서울 올림픽은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한국민과 노 대통령이 만든 최상의 작품이었다.
▲노=전쟁이 있는 곳에서 화합과 평화를 심겠다는 국민의의지가 뭉쳐져서 훌륭한 올림픽을 치렀다.
▲부시=북한의 방해책동은 없었나.
▲노=처음엔 KAL기를 폭파해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하는 등 온갖 깃을 다했다. 그러나 공산권까지 온 세계가 규탄하자 달라졌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미국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감사한다.
▲부시=소련 사람들은 서울에 와서 어떻게 행동하던가. 환대에 감사했나.
▲노=체육·예술인들이 와서 잘한 것 같다. 볼쇼이발레단도 와서 공연을 했다. 지난번 LA올림픽에서 미국민들의 애국심에 감명을 받았다.
▲부시=이번에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공중에서 보니 서울이 크게 발전하는 역동적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의 국내문제는 어떤가.
▲노=주한 외교 사절들도 서울의 변화에 언제나 놀라고 있다. 특히 정치적 변화가 너무 급속해 결과 예측이 어렵고 논쟁도 많다. 나는 그들에게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내기를 걸면 낙관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항상 이길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부시=나도 한국에 대해선 낙관적이다. 한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경탄을 받을 만큼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민주주의도 진전되고 있다. 양국간의 동반자 관계도 나아지고 있다. 왜 극소수 한국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가.
▲노=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아주 적은 숫자지만 공산주의 혁명 이념으로 계급투쟁을 하려는 세력이 있다. 또 그보다 좀 많은 숫자는 한미 관계를 수직적인 관계로 오해하고 빈부격차 등을 감정적으로만 파악하려 한다. 꼭 60년대 말 미국의 월남전 반대운동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베이커 국무장관=지금 이 순간에도 시위 상황이 있는가.
▲노=아직 보고 받은 사항없다. 올림픽을 전후해 외국 TV들은 모두 한국의 학생시위를 크게 보도해 전 세계가 불안을 느끼게 했다. 반미 시위도 그런 현상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부시=미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10여명만 시위해도 언론은 크게 다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