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보고서 “미군, 중국·러시아와 전쟁하면 패배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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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군 참모진과 회의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UPI=연합뉴스]

지난 10월 군 참모진과 회의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UPI=연합뉴스]

‘세계 최고 화력을 자랑하는 미군이 중국 혹은 러시아 군대와 전쟁을 벌일 경우 패배할 수 있다?’

“엄청난 사상자 발생…겨우 이기거나 패배”

공화당·민주당 인사로 구성된 미국 의회 산하 군 위원회가 이런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15일(현지시간) CNN은 “미 국방정책 검토위원회가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중동 일대의 대(對)테러전에 비해 중국 혹은 러시아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그러나 이런 전략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지 여부는 제대로 설명 못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트럼프 정부는 국가방위전략(NDS)의 핵심 목표를 ‘대테러전쟁’에서 ‘강대국 간 경쟁’으로 수정한 바 있다.

국방정책 검토위원회의 보고서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도 국방부 예산을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발간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국방정책 검토위원회는 지난해 국방수권법에 의해 구성된 미 의회 산하 초당 기구다. 에릭 에덜만 전 국방부 부장관, 게리 루헤드 전 해군 작전사령관 등 12명의 전·현직 군 참모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의 국가방위전략은) 의문스런 추정과 취약한 분석에 너무 자주 의존한다. 미국이 위험한 세계 곳곳의 난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대한 질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국가 방위 전략을 펼쳐나가는데 있어 투자 및 조직 변화 방안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행진하고 있는 중국 인민군. [UPI=연합뉴스]

행진하고 있는 중국 인민군. [UPI=연합뉴스]

또 보고서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국가방위전략의 가용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예컨대 (미국이) 적국을 무찌르는 동시에 다른 적들을 제지하는데 있어 가용재원이 충분치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력이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며 “이 점에 비춰봤을 때 미군이 두 국가와 전쟁을 벌일 경우 엄청난(unacceptably high)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전쟁에서 겨우 이기거나, 패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우려에도 트럼프 정부는 국방 예산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내년도 국방비를 7160억 달러(812조 원)로 편성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료들은 2020년 경엔 7000억 달러 수준으로 국방비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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