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닷새 된 사내아이 건물더미서 극적 구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특히 욕야카르타 현장 구조팀은 지진 발생 만 닷새를 넘기면서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구조팀장 압둘 아지즈 아마드는 "무너진 건물이 대부분 작은 집이어서 지진 직후 매몰자 상당수가 구조된 상태"라며 "29일 하루 동안 반툴에서 구조된 사람은 없고 단 한 구의 시신만 찾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욕야카르타에선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과 전세계 22개국에서 급파된 구호팀이 활동하고 있지만 10만 명이 넘는 이재민들을 돕기에는 일손이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진 현장의 무너진 집더미에 깔렸던 생후 닷새 된 사내아이가 어머니 품에서 무사히 구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현지 구조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첫 아들을 낳은 스리 믈야니(28)는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온 첫날밤 집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빨래를 널기 위해 건물 밖에 나와 있던 아버지는 이웃 주민과 함께 손으로 건물더미를 치우며 모자를 찾았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를 껴안고 웅크리고 누워 있는 아내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콧구멍과 입안에 흙이 가득 차 거의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아이는 젖병을 물리자 곧바로 울음을 터뜨리며 깨어났다. 부모는 이 아이의 이름을 '잔큰 프라보와오(신이 내린 힘으로 사는 아이)'라고 지었다.

현지에서 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유엔 기관과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은 이재민들에게 가설 주택을 제공하지 않고 대신 무너진 가옥 근처에 텐트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형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