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유세' 강금실, 34시간만에 홀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에서 강 후보가 어린이의 손을 잡고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서울=뉴시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얼굴이 홀쭉해졌다.볼이 눈에 띄게 야위었다.72시간 마라톤 유세를 시작한 지 34시간째인 29일 오전 10시 현재 강 후보의 모습이다.

28일 0시 명동성당 마리아상 앞에서의 기도로 잠 안자는 '불면 유세'의 스타트를 끊은 강 후보는 28일 오후 11시 남대문시장에 도착했다.10분쯤 뒤 정동영 의장이 지방 유세를 마치고 강 후보를 격려하러 왔다.정 의장은 "힘드시죠.미안합니다,기운 잃지 마세요"라고 했고 강 후보는 "고맙습니다"고 말하며 악수를 했다.정 의장은 인사를 건넨 뒤 돌아섰다.28일 15개 일정은 남대문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29일 첫 일정은 서울역에서 시작됐다.이날 강 후보가 돌아볼 장소는 모두 16곳이다.서울역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차승객들과 인사를 나눈 강 후보는 이어 양재동 할인마트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들러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이어 거여동 버스 차고지에서 첫차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동승,동작구 흑석동의 환경미화원 쉼터를 방문했다.

아침 일정 일부는 변경해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사무총장의 발인 현장을 찾아 애도의 뜻도 전했다.

◇토막잠도 자지 않아=강 후보는 카니발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강 후보는 피곤한 와중에도 시민들을 만나는 장소에 걸맞은 옷을 차려입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정장 몇벌과 점퍼 등을 차량에 비치해 두고 때와 장소에 따라 바꿔 입는 것이다.이날 가락동 시장엔 흰색 사파리 점퍼 차림으로 들렀고 환경미화원과 만날 땐 빨간색 점퍼를 걸쳤다.

강 후보는 현재까지 한 숨도 자지 않고 있다.이동하면서 차 안에서 토막잠을 청할 수도 있지만 강 후보는 거의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한다.그를 수행하고 있는 한 당직자는 "국민들에게 72시간 유세 한다고 해 놓고 잠을 자는 건 정치적 쇼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 후보는 아직까지는 "씩씩하다,피곤하지 않다,끝까지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