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장이 몰던 두 외항선 일서 충돌|우리 선원 17명 사망·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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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산=조광희·강진권 기자】26일 오후 8시30분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북서쪽 13마일 해상에서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 샘바왕호 (2천4백13t·선장 김종호·56)와 한국인 선원 17명이 탄 파나마 선적 화물선 캐서린 로즈호 (2천9백49t·선장 천복신·54)가 충돌해 캐서린 로즈호가 침몰, 한국인 선원 중 선장 천씨 등 4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이 27일 오후 부산 해경에 통보해왔다.
캐서린 로즈호는 26일 오후 6시 일본 가와사키항에서 고철 3천1백t을 싣고 27일 오전 5시 부산항에 도착 예정으로 오던 중 사고를 당했으며 샘바왕호는 피해가 없었다.
샘바왕호 선장 김씨는 일본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시속 22km로 항해 중 사고 해역에 이르러 갑자기 캐서린 로즈호가 나타나 진로를 오른쪽으로 돌렸으나 캐서린 로즈호가 진로를 왼쪽으로 돌려 캐서린 로즈호의 옆과 충돌, 10분만에 침몰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해역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항공기 4대와 순시선 7척이 수색 작업에 나서 27일 오후4 시쯤 선장 천씨, 박만종 (46·1타수) 문순식 (32·갑판원)씨 등 3명과 신원 미상 선원 등 시체 4구를 인양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선원 송출 용역 회사인 부산시 중앙동 4가 동원상운 (대표 김홍조·35) 사무실에는 유가족 50여명이 몰려와 정확한 사고 원인과 대책을 요구하며 사무실 집기 등을 부수고 밤새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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