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교회에 갔다가 ‘다리 절단’…피눈물 흘리는 아버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아들은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딸은 사건의 용의자가 돼 감옥에 갔다.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신옥주 목사의 ‘은혜로교회’로 인해 가정이 무너진 한 가장의 사연을 소개했다. 앞서 신옥주 목사의 은혜로교회는 400명에 이르는 교인들을 남태평양 피지섬으로 이주시켜 강제노역을 시키고 ‘타작마당’이라는 의식을 통해 폭행을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길씨는 26년 전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이민갔다. 그러나 정씨의 아메리칸 드림을 예상치 못하게 무너뜨린 건 한 교회였다. 정씨는“타작마당보다 더한 일을 당했다. 신옥주 사이비가 미국까지 와서 우리 아들 다리를 절단하고 우리 딸을 대신 감옥살이 시켰다”고 주장한다.

정씨의 아들 정복음(가명)씨는 10대 시절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미국으로 건너온 신옥주 목사는 아들의 조현병을 약도 먹지 않고 기도만으로 100% 치료해준다고 약속했다. 아내와 딸은 그에게 한 번 맡겨보자고 정씨를 설득했다.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얼마 후 정씨가 아들을 다시 만난 곳은 응급실이었다. 의사는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다”며 수술동의서를 내밀었다. 정씨는 “얼굴이 피투성이라 처음엔 못 알아봤다. 다리가 새카맣더라”며 “(아들에게) 약을 안 주니까 발작한 거다. 발작하니까 손발 다 묶고 다리를 묶었다. 우리 딸이 했다고 하는데, 아들 힘이 세서 딸은 못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의 치료 현장에는 딸 외에도 딸의 남자친구, 신옥주 목사의 동생 등 건장한 사람이 두 명 더 있었다. 이 사건으로 정씨의 딸과 그 남자친구는 옥살이했다.

해당 사건이 미국 언론에 소개되자 신옥주 목사는 “본인(정복음)이 영상을 찍어서 보내와서 유튜브에 올렸다. 신문에 나와 있는 건 전부 사건은 맞지만 (치료를 위한 감금·폭행 등은)거짓말이다. 정신질환 치료를 하려고 데려다 둔 것도 아니고 복음을 전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다. 청년의 얼굴도 너무 좋아졌다. 전 세계 천명의 교인이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복음씨의 다리 문제는 마약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그럼에도 정씨의 아내와 딸은 공개적으로 신옥주 목사를 옹호했다. 미국 연방법원이 은혜로교회와 신옥주 목사가 정복음씨에게 395만달러(약 44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정씨의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가버렸다. 미 법원은 가해자가 가족인 점을 고려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정복음씨의 후견인으로 황성호 변호사를 지목했다. 황 변호사는 “교회가 정씨의 행방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씨를 내보내고 병원으로 옮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아버지 정씨는 한국으로 건너와 “신옥주를 처벌해 달라”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사진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