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박 대표는 모범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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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이 25일 한 여대생이 입원 중인 박근혜 대표에게 보낸 편지와 꽃을 취재진에 공개했다(사진위). 박창일 세브란스병원장(왼쪽에서 첫째)이 박대표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아래). 사진공동취재단

"상태가 안 좋으면 31일에도 못 나간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원장은 24일 한나라당 박근혜(사진) 대표의 퇴원 시기에 대해 "27일께 판단할 것"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박 대표 정도의 상처를 입었을 경우 수술부터 퇴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1~2주다. 박 대표는 피습 당일인 20일 수술을 받았다. 따라서 이르면 27일 퇴원할 수 있지만, 늦으면 다음 달 3일에야 퇴원이 가능해진다. 5.31 지방선거 투표일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박 대표의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은 편이다. 의료진은 24일에도 박 대표의 상처에서 실밥을 뽑았다. 남은 실밥은 15개 정도. 의료진은 실밥을 뽑은 부위에 의약용 접착제를 바르고 있다. 또 염증을 막기 위해 항생제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처치에도 불구하고 박 원장은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하루가량 느리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탁관철 교수도 "미음만 먹어야 했던 게 상처 회복에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며 "단백질과 비타민 섭취를 위해 오늘부터 식단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점심때 40분에 걸쳐 죽과 콩비지 등을 먹었다.

박 대표 본인이 고집을 부릴 경우 퇴원을 앞당길 수는 있다. 하지만 박 원장은 "박 대표는 모범적인 환자라 의료진 권고에 반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유정복 비서실장도 "의료진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의료진은 "퇴원 후에도 1~2주는 입을 벌려 말하거나 장거리 여행을 하는 등 무리를 해선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31일 전에 퇴원을 한다 해도 대전.제주도 등을 찾아 지원유세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주소지가 대구이기 때문에 아예 투표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부재자투표 신청은 17일 끝났다.

유 실장은 24일 이화여대생 임모씨가 박 대표에게 보낸 위로의 편지를 공개했다. 임씨는 편지에서 "박 대표 피습을 계기로 정치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큰 힘이 되고,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게 하는 편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24일까지 다녀간 방문객은 400여 명이고, 편지는 300여 통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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