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콘으로 은행 클릭… TV뱅킹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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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보면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TV뱅킹'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동안 일부 은행과 시범지역에서만 한정됐던 TV뱅킹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24일 TV화면을 통해 다양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TV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계좌조회와 자금이체.신용카드 업무 등 인터넷 뱅킹으로 가능한 서비스는 모두 TV리모컨 조작만으로 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국 사업자인 CJ케이블넷의 서비스 제공지역인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분당, 북인천, 부산 해운대 등지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TV뱅킹 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다.

TV뱅킹을 이용하려면 먼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인터넷뱅킹을 신청해야 한다. 또 디지털TV에 '양방향 셋톱박스' 장비를 설치하고 케이블TV에 가입하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e-비즈니스사업단의 김광재 부부장은 "2003년말부터 TV뱅킹 서비스를 시범 서비스 해왔다"며 "앞으로 디지털TV를 통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나 상품구매, 대금납부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도 25일부터 CJ케이블넷과 제휴해 케이블방송을 통한 TV뱅킹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비스 지역도 우리은행과 같다. 농협 e-비즈니스단의 전열 계장은 "국내 케이블TV는 전국적으로 1000만 가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TV뱅킹에 최적의 조건"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 케이블 방송국 사업체와 제휴해 서비스 지역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디지털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해 계좌이체 등 은행 업무와 공과금 납부, 상품 대금 지급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위성방송을 이용하는 만큼 전국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전화를 통한 별도의 송신채널과 위성 수신장치 등을 갖춰야 하는 까다로움 때문에 보급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1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국민.기업은행 등도 TV뱅킹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TV뱅킹은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도 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소파 뱅킹'이라고도 불린다"며 "TV와 리모컨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등이 이용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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