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들 분단에 “무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우리나라 국민학생들 중 상당수가 『38선은 우리나라의 국경선이며 그 남쪽만이 우리나라의 영토』라고 믿고 있어 현재의 통일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풍납국교 홍순직 교사(40)가 서울시내 국민학교 4,6학년생 2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국민학교 통일교육에 관한 연구」논문결과 나타났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5%가 38선을 우리의 국경선으로, 그 이남만을 우리나라의 영토로 믿고 있었으며 51.6%가 「현재 남·북한에서 쓰이는 언어와 전통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68.4%는 우리나라의 분단이 6·25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64.7%는 우리민족의 첫 통일시기를 8·15해방 때로 잘못 알고 있어 체계적·조직적인 통일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의 분단에 대해 41%가 「민족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하면 「대한민국을 정식 정부로 인정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서 42.9%가 「한국이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고 북한은 불법정권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장 방해하는 것」의 질문에는 「자유경쟁」을 꼽은 학생이 74.4%로 가장 많아 자유와 책임의 관계, 자유경쟁의 원리 등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교사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제까지의 통일·반공교육이 민족의식이나 분단의 배경, 남북관계변화 등에 대한 합리적인 규명보다는 주입식교육에만 치우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