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언어 구사력과 감각 돋보여|『겨울아이』 3장 모두 설명에 치우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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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들은 사람 특유의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그때마다 일으켜 표현들을 낳는다. 시조의 역사 6백∼7백년도 한국인 특유의 시대감각과 언어 감각을 일으켜 그때마다 나타낸 표현의 역사다.
오늘 우리가 쓰는 한수의 시조 속에는 그만한 긴 내력이 고리 걸린 오늘의 감각들이고 그 표현들이다. 그러한 표현들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목소리여야하고 시조만이 가진 가락으로 일으켜서 다스려 내야 한다.
『까치』-살고 있는 자신의 오늘을 자기의 목소리로 노래 부른 한 수다. 신선한 느낌으로 일으킨 감각 작용이라 할 수 있고 갈수록 엷어가는 효의 감각을 은연히 발휘해낸 가락의 일이다. 말 하나하나 무척 신경 써서 놓은 점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세상을 아무렇게나 살지 않겠다는 속 갖춘 태도로 보고 싶다.
『고향』-낳아 주고 길러준 부모 공경, 그 효심 발로가 인간이 돋워 온 최상의 아름다움이듯이 고향 또한 그처럼 소중한 의미로 노래되어야 한다. 이 한 수도 그러한 사무침에서 나온 3장 구성이다. 가락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약간 도왔다. 앞으로는 써 놓고 자꾸 읊조려 보도록. 그래야만 고칠 부분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
『겨울 아이』-3장을 구성시킬 줄 아는 요령만은 터득한 것 같다. 여기서 이 작자는 자신이 이룬 3장이 설명하는 일에 치우쳐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시적인 표현이란 설명하는 일을 피하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얼음타기』-애매하게 짜여진 초장 전체와 중장의 앞부분을 약간 도왔다. 구체적인 표현이 되도록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착상이므로 개작하기 바란다. <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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