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의존적 세계체제 지향"|한-소 학자들 「소련과 한반도」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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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련과학원의 서유럽연구소부소장 「예브게니·미로넨코프」박사와 미-캐나다 연구소 「알렉산더·나고르니」박사의 초청세미나가 17일 「소련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열렸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나고르니」박사는 「1990년대 동아시아에 있어서 강대국의 동향, 소련의 시각」이라는 발표를 통해 소련은 『태평양지역의 한 구성부분이기 때문에 이 지역 발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있으며 캄푸치아, 중·소 국 경,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 노력과 태평양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련의 최근 『「신사고」의 중요성은 그것이 어떤 특정지역이나 국가에 초점을 두지 않고 협동과 비경쟁의 새로운 지역 창출, 인도주의적 가치에 바탕을 둔 상호의존적인 세계체제의 수립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소련의 대한반도 접근은 바로 이러한 『상호의존적체제의 건설을 위한「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크게 영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련의 아-태지역과의 경제교류는 시베리아개발로 제기된 것이지만 지방단위의 기업·협동조합·단체들이 대외경제활동에 참여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소련이 아-태 지역에서의 군비축소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고르바초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은 이미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한바 있다』고 말했다.
「미로넨코프」박사는 「소련·미국, 그리고 한반도」라는 발표를 통해 남북한간 관계개선을 저해해온 요인으로▲남북한간의 높은 군사력과 무기의 배치 ▲계속되어온 군사적·정치적 대립 ▲상호신뢰의 결핍을 들고 모든 당사국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해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며 북한의 일련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강화해 왔으며 긴장완화를 위한 협상을 호의적으로 보고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소가 한반도에 책임을 지고있으며 이곳의 평화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발전공약▲한국민 자주통일 (내부문제) 인식▲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한반도주변 군사활동제한을 위한 협상▲남북간의 대화와 모든 분쟁의 평화적 해결 촉구.
이들의 발표는 국내학자들의 열띤 토론을 야기시켰는데 특히 팀스피리트훈련의 성격문제와 소련의 아-태지역 무임승차에 대한 의견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이들은 소련은 이미 17세기이전부터 아시아세력이며 팀스피리트는 절대로 방어적인 훈련이 아니라고 강조해 소련인들의 이 문제에 관한 시각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김석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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