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군수 너무 자주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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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방종합】시장·군수 이동이 너무 잦다.
부임해 업무를 파악할만하면 발령이 나 떠나고 다시 올 시장·군수도 오면서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관계기사 13면>
재임기간이 6개월∼1년, 심한 경우 4일만에 갈린 사례까지 있다.
이 같은 마구 돌리기「뺑뺑이 인사」는 85년 12대 총선 이후 두드러진 것으로 특히 87년 헌법개정국민투표·대통령선거, 88년 정부이양·13대 총선 등 일련의 정치적 격변을 거치며 더욱 심해져 지방행정의 공백현상조차 우려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이익이나 욕구보다 여당의 집권전략적 구상과 관료조직의 이익·요구를 반영해 이루어지고 있는 이 같은 인사 때문에 일선 시장·군수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소신있는 행정은 엄두도 못 내고 재임기간 중 탈없기만을 바라는 무사안일 눈치보기로 흐르고 일부 지방사업은 조영서개로 낭비와 혼선을 빚는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뺑뺑이 인사=경북도의 경우 34개 시·군중 85년부터 현재까지 4년 동안 시장 22명, 군수 61명이 바뀌어 1년에 1.1번 꼴로 시장·군수가 자리바꿈을 했다.
강원도 태백시의 경우 지난 81년7월1일 시승격 후 7년6개월 동안 무려 8명의 시장이 교체됐다. 강원도내 22개 시·군중 태백시처럼 재임기간 1년을 못 채운 단명 시장·군수는 5공화국 출범 후 32명이며 이중 6명은 6개월도 못 채웠다.
80년5월15일 화천군수로 부임한 김모씨는 4일만에 교체됐다.
충남 서산군은 88년 한해동안 군수가 3명이 바뀌었고 경기도 파주군은 86년 4, 6월 두 차례 군수가 바뀌어 송모군수는 2개월 17일만에 자리를 떠났다.
충북충주시장은 최근 4대에 걸쳐 평균재임기간이 11개월에 그쳐 「오면 가는 시장」자리로 별명이 붙었으며 경북영양·청송군 등 벽지군수는 1년에 한번씩 연례행사처럼 교체되고 있다.
◇부작용=이 같이 잦은 시장·군수이동으로 대부분 지역마다 공무원사회에 무사안일풍조가 만연되고있다.
또 지역주민과의 대화 등이 갈 이뤄지지 않아 지역사회안정에도 저해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장·군수가 바뀔 때마다 인수인계·현황보고 등으로 공무원들이 일손을 빼앗겨 민원업무에도 지장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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