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한 각료들 보충 설명하는 새풍경|중간평가 구체적인 시기·방법 안 밝히자 냉소 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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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는 장면 아닌 노태우>
○…17일 오전 노태우 대통령의 새해 연두기자회견은 회견문 낭독20분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1시간40분 등 모두 2시간 여 진행.
회견장인 청와대 영빈관에는 내신기자 1백 여명이 모여 질문할 때 손을 들면 노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형식으로 진행.
노대통령은 연설대 앞에 서서 회견했고 강영훈 총리 등 국무위원 27명과 홍성철 청와대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배석.
이날 노대통령은 시종 여유있고 자연스런 모습으로 회견에 임했는데 전문분야에 대해선 관계장관으로 하여금 보충 답변토록 하는 새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노대통령은 중간평가에 대해 『당시 대통령후보로서 국민을 하늘처럼 모시는 겸허한 자세였는데 이러한 자세를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약속한 것으로 언제나 국민에게 심판받는 후보 때의 자세를 갖겠다는 충정에서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 그는 또 노사문제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근로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으며 근로자도 기업을 그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
그는 『대통령의 인내의 성격은 무엇이냐』는 질문에『여러분들, 내가 약하게 보이느냐』 고 말문을 꺼내 폭소를 터뜨리게 한 후 『나는「도쿠가와·이에야스」도, 장면도 아닌 노태우다』고 응수.
노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후의 자화상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잠시 뜸 들인뒤 『역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전직대통령으로 집에 돌아가면 옛친구와 이웃들이 몰려오게 되기를 바라는 게 첫째 희망』이라며 『좀더 욕심부리면 자유스런 보통사람으로 북한을 방문해 동포들을 얼싸안고싶다』고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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