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1000만원 굴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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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여유자금 1000만원이 생겼는데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고객과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듣는 말인데도 들을 때마다 당황하게 된다. 첫째 이유는 같은 1000만원이라도 개개인마다 그 의미가 달라 일률적으로 상품을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3년 동안 적금을 부어 마련한 전 재산이냐, 아니면 고액 연봉자가 성과급으로 받은 여유자금이냐에 따라 같은 1000만원이라도 가치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자금 운용은 이런 자금의 성격과 투자기간, 또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둘째, 4~5년 전만 해도 기간과 금리만 고려해 저축하면 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저금리 때문에 저축보다 투자를 선호하는 데다 워낙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 주식, 채권, 그리고 부동산.실물상품에까지 투자하는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이제 국제 원유 값은 물론 구리 값과 글로벌 주식시장 급등락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1000만원을 어디에 투자할지는 수익성과 안정성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우선시하느냐, 어떤 자산을 고를 것이냐, 또 국내와 해외 중 어디에 투자할지를 먼저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그 다음 분산투자와 장기투자 원칙에 충실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 창구에 가서 단순히 "어떤 상품이 좋은가요"라고 물으면 대개 나에게 맞는 맞춤형 상품보다는 금융기관에서 팔고 싶은 상품에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상품을 권유받는 시대는 지났다. 되레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테크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제대로 된 상담을 받으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모든 기업이 고객을 여러 가지 기준으로 등급을 나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를 감안한다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 자산을 한 곳에 집중하면 보다 양질의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탁현심 신한 PB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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