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유럽 「군축장애」제거|35국대표, 그리스-터키 분쟁조정안 타협|인권·안보협약 채택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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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빈 로이터=연합】유럽안보협력회의(CSCE)참가국협상대표들은 빈 인권·안보협약 초안을 비공식으로 수락한데 이어 n일 그간재래식 군축회담의 대상지역 설정과 관련한 그리스·터키간 분쟁을 조정, 지난86년 헬싱키에서 역사적인 개막을 가진후 2년여만에 회의를 마무리짓고 이와 연계된 유럽재래식전력감축회담 (CAFE)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고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양진영의 국가대표들은 소련과 나토 3개국이 막후에서 터키와 접촉, 말썽 난 터키남부 메르신항을 대서양에서 우랄산맥에 이르는 군축지역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타협안을 이끌어냄으로써 군축회담 진행을 위한 조건을 마무리, 이에 서명했다.
35개 회의참가국은 전날 비공식 합의한 동구권국가의 인권개선, 동서 양진영간의 경제협력방안과 이날의 군축관계합의를 포괄하는 빈인권·안보 협약을 17일부터 3일간 있을 폐막준비회의에 넘겨 각국 외상들이 문서를 공식으로 채택하는 행사를 갖도록 할 예정이다.
나토진영은 빈 회의를 통해 동구권으로부터 인권과 관련한 양보를 얻어냈으며 소련을 비롯한 바르샤바조약국들은 지난 15년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상호균형 감군회담(MBFR)대신 유럽재래식전력감축회담을 재개해 군사비 감축과 경제개편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빈에 와있는 외교관들은 이번의 헬싱키협정 재검토회의에서 군축협상의 성과를 내놓음으로써 새로운 유럽 재래식전력감축회담이 빠르면 오는 3월께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인권문제의 진전을 지적, 이번의 협약을 세계인권사상 기념비적 존재로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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