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히로히토 평화헌신"찬양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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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차대전때 일본군이었던 「요시히로·이나가키」씨 (81) 가 「히로히토」 국왕을 따라가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나고야시 자신의 집 부엌에서 목매어 자살했다.
이로써 「히로히토」의 죽음으로 그를 따라 자살한 일본인은 3명이 되었다.
이들은 모두 76∼87세의 메이지 (명치) 시대에 태어나 2차대전때 참전한 일본군 병사들이다.
「요시히로」씨는 유서에서 『천황폐하의 쾌유를 빌었고 그의 죽음에 큰 슬픔을 느낀다. 메이지 시대에 태어난 일본인들의 정신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두 자살자도 『나는 군인으로서 천황을 따라간다』 『나는 충성스런 신하로서 천황폐하에 봉사하기를 원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이같은 자살은 「순사」로서 무덤까지 왕을 따라가는 예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히로히토」의 할아버지인 「메이지」가 사망했을때 「마레수케·노기」 장군 부부가 할복자살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같은 자살이 더이상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명예로운 방법이기보다는 개인문제를 해결하는 방도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의 야당인 사회당과 공산당 지도자들은 9일 군주제에 대한 반대의 표시로 새국왕인「아키히토」가 텔리비전으로 중계된 가운데 연설한 두번째 장의절차에 불참했다.
「아키히토」 국왕은 부왕이 『세계의 평화와 국민향상에 헌신했으며 혼란한 시기에 많은 난제를 극복하는데 항상 국민과 일심동체가 되었다』고 찬양한 반면 그의 통치기간중 일어난 아시아정복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야당지도자들은 집권 자민당이 기도하고 있는 국왕의 권한확대의 위험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산당의 한의원은 「아키히토」가 전후 헌법의 준수를 말하고 있으나 자민당의 헌법개정안 초안에는 천황을 국가원수로 해 권한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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